세부의 바다를 보며
세부는 더웠지만, 그 정도는 참을만 했다.
세부라서가 아니고, 그 곳이 어디건 여행이라서 그랬을거다. 바다를 보며 생각했다.
'대범해지리라.'
나는 어른이 되면 대범함이 생기는 줄 알았다. 언제인지 눈 깜짝 할 사이, 나는 어른이 되어 있었고, 목표하던 직업을 가졌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런데도 어른이 된 나는 오히려 소심해져 간다. 그런 나 자신에게 실망한다. 나 자신을 원망한다.
난 또 여행을 간다. 굴레를 벗어나면 내 모습이 객관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대범해지리라.
그렇게 물레방아 굴러가듯이 나는 나이를 먹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