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르꽁비브>
가끔 그렇다. 괜히 브런치가 땡기는 날이 있다. 먹고나면 별거 아닌데도, 주기적으로 왠지 브런치를 먹어야 될 것 같은 날이 온다. 그래야만 기분전환이 되고 직성이 풀리는 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르꽁비브.
부산 사람들이라면 다들 아는 '옵스'빵집의 프렌치레스토랑이다.
셋팅된 그릇들과 커트러리 셋트만으로도 이미 유럽에 온 느낌이다. 인당 15000원의 브런치 셋트 도전. 남편은 오믈렛을 주문하고, 나는 3000원을 추가하여 아보카도가 들어간 크레페를 주문했다.
오믈렛은 평균이상의 부드러운 맛, 크레페는 독특하고 세련된 맛. 빵은 옵스니 당연히 맛있고, 커피맛도 합격점이다.
유리병에 깜찍하게 담긴 요거트와 사과쥬스까지 먹고나니, 잠시 유럽여행 온 듯한 기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별거 없이 이름만 브런치인 한 접시 요리도 요즘 15000원인것을 생각해보면 이곳의 브런치셋트는 합리적인 가격인 것 같기도 하다.
브런치는 일부이고, 요즘 왜 인지 사치를 부리고 싶은 날들이 종종 있다. 악세사리를 즐기지 않는 나인데 얼마 전, 자려고 누웠는데, 반지를 사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반지를 몇 차례 끼지도 않는 나인데, 비싼 반지를 살 필요는 없기에 다음 날 당장 은반지를 샀다. 손이 움직일 때마다 반짝반짝 오묘하게 내 마음을 흔든다. 어릴 때 뽑기기계로 뽑은 플라스틱반지를 끼고 괜히 손을 더 많이 움직이고 싶었던 그 기분이다. 당분간 무심했던 나의 손에 애정을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