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특별법 반대합니다.
이 추위에도 반짝이는 응원봉과 가슴속에 변화의 마음 하나씩 갖고 광장에 나온 우리 모두에게 먼저 건강과 안녕의 인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민 권영은입니다. 여기 광장에서 울려 퍼진 평등, 자유, 민주주의, 다양성의 가치들이 우리 삶에 깃들어 한 발 더 나은 삶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고, 가치를 나누었고, 깃발을 흔들며 힘을 얻었고, 나의 삶도 미처 몰랐던 누군가의 삶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다신 돌아갈 순 없죠. 차별과 혐오와 권위와 폭력의 세계로는요.
12월 3일 계엄 이후 더욱 소중해진 것이 있습니다. 주말 연말과 연초, 쉼과 여유입니다. 그런데, 저는 나의 노동시간이, 응원봉 속 반짝이는 LED를 만들던 이들의 노동시간이 결코 줄어들지 않을 거라는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국민의 힘에서 발의한 반도체특별법에는 그간 어느 특별법에도 없던 주 52시간 노동을 풀자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이미 주 40시간이 아닌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덩달아 조선업계도 주 52시간 노동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요청을 했다 하니, 우리가 일하는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저는 장시간 노동 하는 삶을 바라며 광장에 나오진 않았습니다.
장시간 노동은 몸에 해로우며 워라밸을 추구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 자녀, 부모, 반려동물 등의 돌봄까지 어렵게 합니다. 저는 노동자이고,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노동에 깃대어 삽니다.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앗아가는 건 모른 척하고, 세금혜택 등의 특혜를 기업에게 주는 방향으로 가게 할 순 없습니다.
우리는 더 오래, 몰아서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훼손된 환경을 회복시키고 우리의 몸을 돌보는 방향을 원합니다. 윤석열 퇴진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합니다. 재벌특혜 주고, 장시간 노동 조장하는 반도체특별법을 막아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