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공동체 모임으로
몇 달 전부터 남편은 결혼 10주년 여행을 가자 했습니다. 앞 뒤 해외출장과 국제포럼 행사가 잡혀 또 해외라니! 안 내킨다 했습니다. 본연의 결혼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고. 혼자 여행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결혼기념일이 5일 앞두고 공고를 봤습니다. 여성학자 페미니스트 공동체들의 만남이 제주에서 열린다고. 5월 대만에서 만난 우에노지즈코 선생님도 오신다는데! 오셔서 비혼주의자들의 이야기, 돌봄 이야기, 여성주의자 이야기에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온라인으로만 연 자리에 문의를 조심스레 드렸고 지즈코 선생님의 친구분과 통화 끝에 제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일정을
보고 올해 처음 휴가를 내기로 합니다. 안내받은 에코 숙소를 예약하고 항공권도 예매합니다. 누군가의 주도가 아닌 함께 만들고 자유로운 행사, 늘 기획에 집행에 눌린 어깨가 펴지는 기분입니다. 함께할 만큼 하고 또 자유로울 수 있기 위해 렌트도 하기로 했습니다. 포트락파티엔 남편의 와인을 가져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최근엔 젠더 관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5월 대만에 간 건 아시아젠더포럼 발표를 위해서였어요. 이은희 감독의 <무색무취> 영화는 여성영화제에서 초대되었고 최첨단의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룹니다. 한국여성재단 사업으로 올해 여러 여성 노동자와 함께하는 사업을 하고 있고요. 활동 말고 개인적으로도 결혼 육아하며 페미니즘은 나를 지키고 살아가게 하는 힘이었어요. 조금 돌파구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고요 “
“(최근 청년 이야기, 성비위사건 이야기, 역성운동 기후정의행진 이야기....) 오세요! 아이랑 함께 하는 공동체가 있어요. 전혀 다른 분야에서 만나 얘기하면 좋아요. 참여할 만큼 하고 자유롭게 하시면 돼요. 영화 미리 보고와 얘기 나눠도 좋겠어요. “
들썩거림에 아이는 제주도 간다! 좋아하고, 남편도 또 다른 이유로 좋아하고, 아빠는 기념일이라고 금일봉을 줍니다. 항공권과 숙소 덕분에 해결입니다. 결혼 10주년 기념 여행은 딸과 페미니스트 공동체 모임으로. 에코 숙소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