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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은 Oct 14. 2023

나의 글쓰기법

- 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

글가 말을 할 때 들인 습관이 있다. 에세이를 쓸 때는 50분 내에 완성했다. 기자 시험을 준비할 때 들인 습관같다. 한 문단 안에 소주제가 들어가고, 자연스레 다음 문단으로 넘어간다. 사회를 보거나 기자회견에서 발언할 때도 글과 말이 늘어지지 않게 한다. 한 문단에 하나의 생각을 담고 다음 이야기는 텀을 달리해 하려한다.


내가  배우고, 익힌 것을 전하는 것보다 보거나 경험하고 느낀 걸 쓰는 게 쉽다. 에세이에 강하고, 일상을 전하는데 익숙하고, 사실을 전하는데 조심스럽고, 익힌 것을 전하는 건 어렵다. 수업을 들으며 생각나는 바를 노트에 적었으니, 시험에는 약했고, 독후감은 잘썼다. 일에선 약점과 강점으로 나타나 굳어지고 있어 때론 부끄럽고, 때론 자신있다. 바꿔야 한다 생각하고, 또 잘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싶기도 하다.


서두가 길었던 건 '프롤로그' 로 멈춘 '여성노동자 인터뷰 글쓰기' 진도가 안 나기 때문이다. 30년 가까이 일한 노동자의 인터뷰 녹취를 다섯개의 글감으로 나눠놓고나니, 이 글을 어찌 구성해야할까 고민에 빠졌다. 주로 희정 작가의 글이 본보기로 삼는다.< 두 번째 글쓰기>에서 말한 작가의 도와 기술을 겸비하는 건 목표로 한다.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은 내가 할 수 없는 깊이라 반올림이 저자로 모신 것만으로 감사하기로 한다.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의 기록도 소중하다. 여성노동자의 고군분투와 작가의 생각이 담긴 <회가가사라졌다>가 지금의 내가 할 수 있고, 하고싶은 글쓰기다.


지난 주, 자원활동가 다윤 님이 프롤로그를 보더니 "영은 활동가 님의 글은 따뜻해요. 기자처럼 사실을 기록하거나, 희정 작가처럼 작가의 깊은 생각에서 인터뷰를 중간에 따 넣는 식은 안 맞을 것 같아요. 적극적으로 자신이 등장하는 글쓰기를 부담없이 하면 어때요?" 하더라. 내가 등장하는 글쓰기는 그간 해왔지만, 다소 개인적이고, 사소하다여기고 있었다. 나도 기자처럼, 나도 전문 르포작가처럼 써보고픈 욕망이 있던 나머지, 인터뷰는 진행해도 글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글쓰기법, 내가 잘하는 굳어진  글쓰기법인 것을, 부끄럽지만 받아들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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