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도 높은 회의와 만남이 될 수밖에 없는 건 한 번 만나기도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눌 경험과 고민이 많기 때문이겠죠.
그룹 전략 회의에 한 바퀴 돌 때 각국의 노동안전보건에서 만나는 문제와 이를 넘어갈 전략을 나누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핵심을 말하는데도 단숨에 끝나지 않고 구체적인 상황을 말하지 않아도 그간의 자료로 각자의 경험으로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영어가공식 언어였지만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중국어 통역이 곳곳에서 이루어지면서 말이죠.
자본의 힘이 아닌 사람과 연대의 열정으로 모였기에 하루가 쉬이 끝나지 않고 회의 토론 인터뷰가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그 사이 짬을 내 30분 수영을 하고, 30분 마트를 가고, 30분 식물원을 돌기도 했습니다.
회의가 열리는 보고르는 세계 3대 식물원과 사파리 좋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는 휴양도시입니다. 첫날은 호텔 밖 한 번 못 나가보고 에어컨 바람맞으며 있었기에 관광지가 바로 코 앞인지, 밖은 더운지 몰랐습니다.
점심에 잠시 시간을 내 나가본 식물원, 밖에서만 봐도 거대한 나무가 하늘까지 솟아 금방 보고 나오기 아깝겠다 했습니다. 인근 인도에서만 봐도 기대됐습니다. 회화 같은 이 나무 하나만 멋있을 리 없을 텐데. 이번엔 이 나무 하나 우리 눈과 마음속에 남겼습니다. 껍질이 벗겨진 자리마다 다른 색이 나타나 이렇게 아름다운 나무가 되다니요.
비현실 같은 나무를 또 보고 싶어 질 것 같네요. 서로 다른 현실에 서로 다른 벽에 부딪어 상처 입고 침울해하며 또 성장하는 각 국의 노동안전보건 활동가 같았네요. 뭉클하고 울컥했던 안로브, 굿일렉트로닉스 회의가 끝났습니다.
전 공항입니다. 공항 오는 길마저 같이 나눠 타자하더라고요. 공항까지만 택시로 1시간 40분이나 걸리고 그만큼 비싸기도 하고 혼자라 외롭기도 할 길 덕분에 잘 왔습니다. 그렇게 같이 가면 되겠지요.
이제 대만 타이베이로 갑니다. 거기엔 또 다른 주제와 만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대만 친구는 회의 전 하루 여유가 있는 나를 양명산에 데리고 가고 싶다 하네요. 각자 힘들 때 산에 기댔을 시간을 헤아리며 함께 산에 오르려 합니다. 내일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