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한 일상이었지만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쳤나 봅니다. 그때 인도네시아, 대만으로 연달아 회의와 심포지엄 연락이 왔고 내심 반가웠습니다. 6살 생일이 된 아이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던 주차장이었으니 6년 동안 2살 때 대만 출장 한 번 가고 이번이 두 번째네요. 오랜만에.
인도네시아 회의와 대만 심포지엄 사이 하루가 생겼습니다. 5시간 30분 비행에 오가고 준비하다 얼마 안 있다 옮겨야 할 숙소지만 신중하게 골랐습니다. 홀로 여행객이 좋아하는 곳으로요. 깨끗하고 편안하고 세련되면서도 어쩜 이리 잘 갖추고 멋진지. 솔로의 기분이랄까.
조식까지 단아하게 먹고선 결혼 전 좋아했던 갤러리와 역사관 등을 찾아갔습니다. 인증숏도 찍고요. 그리고 대만 친구를 만나 수다 떨며 양명산으로 향했습니다. 몇 년 만에 만난 친구가 된 활동가는 어제 만난 것처럼 근황 이야기 활동 이야기를 했습니다. 밖은 어느새 풍경이 바뀌고.
저 양명산에 갔습니다. 제주도 억새로 유명한 새별오름보다 100배는 커 보이는, 주차장 빼고는 나무 억새 하늘뿐이었습니다. 한국에선 가을이 빨리 지나 아쉬웠는데 또다시 가을을 만나다니, 대단히 반가웠습니다. 감탄에 감탄을!
“차를 몰고 양명산에만 오면 일은 잊어버려 “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 쓰며 우리의 마음을 금방 공유합니다. ”워예쓰~ 워 땅란 리지예(나도 그래. 당연히 이해해)
저장성 음식을 나눠먹으며 산 이야기를 합니다. 막 대만에 도착한 동료는 안 그래도 다음 주 월요일 산에 간다며 코스 안내를 받습니다, 화요일에 가는 화련 계속은 이번엔 잠깐 가고 다음엔 일박은 더 해야겠다 마음을 고쳐먹기도 합니다.
이제 낼 또 다른 심포지엄을 시작합니다. 내일을 위해 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