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영은 Nov 29. 2023

한국으로 여행 왔습니다.

겨울인 나라에서  여름으로 갔다 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 나라로 왔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여행에서 시작하여 보고르 일, 대만 여행 -일-여행으로 변화가 컸다. 인도네시아에서 같이 일한 동료와 대만에서 함께한 동료도 다르다. 9년 만에 만난 활동가도 있고 4년 만에 만난 활동가도 있다. 이름도 알고 근거리에서 활동해 온 변호사를 6년 만에 직접 보기도 했다.

여행 가방을 여니 변화가 느껴진다. 한국에서 싸간 햇반과 김은 인도네시아, 대만을 거쳐 다시 돌아왔고 대만 친구가 인도네시아로 가져온 펑리수는 다시 대만을 거쳐 한국에 왔다. 작년에 발리에서 못 사온 그래놀라는 보고르에서 사서 대만을 거쳐 가져왔다.

다양한 형태로 일하기도 했다. 토론하다 인터뷰하다 발표도 했다. 발표 준비를 돕다 기록도 하고 또 소감도 말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귀는 것도 일이었다. 활동가들의 일이란 회사의 모든 부서의 일을 크게 나누어하는 것과 같았다. 한 사람이 여러 개를 동시에 한다. 그러다 보니 어떨 땐 예산을 이야기하다 어떨 땐 기획을 하고 어떨 땐 조직 얘기를 나눈다. 역사를 따져보다 미래를 고민하고 또 현실을 파고든다

1도라는 한국의 냉기를 맡고는 아, 돌아왔구나. 생각보다는 여긴 또 뭘까싶었다. 한국 유심으로 다시 끼우면서 한국이 낯설어졌다. 변화와 다양함이 익숙해졌달까. 나의 이런 어리둥절에도 불구하고 익숙함이 너무나 그리웠던 아이는 안아보자며 얼굴을 비비며 마구 좋아한다. 열흘 동안 아빠랑 자다 할머니랑 자다 포항 갔다 부천 갔다 하는 변화는 조금 힘들었을 거다. 놀자더니 이내 내 옆에서 잠든다.


낯섦과 변화 속에 또 일상을 살아야지. 한국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아야지.

작가의 이전글 양명산에 오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