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영은 Nov 29. 2023

대만에서 프리팔레스타인을 외치다.

대만 활동가 친구는 한국인들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했다. 대만 사람들은 정치적 상황으로 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이스라엘 편에 가깝다 했다.

크진 않지만 플랫폼 C 가 언론에서 말하지 않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루기도 하고 늦게나마 주말 집회에 신발 모으기도 했다 말해주었다. 무고하게 죽어간 이들을 추모하며 전쟁이 멈추길 바라며 진행한 신발 전시를 대만활동가는 이미 알고 있었고 부러워했다.

일요일 관광객이 많이 오는 중정기념관 앞 자유의 광장에서 Free Palestine 집회가 열린다고 했다. 마침 맞은편 대만도서관에서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어 잠시 양해를 구하고 다녀오기로 했다.

전날 대통령궁 근처 루프탑 한쪽에선 세미나가

열렸고 한쪽에선 현수막을 만들었다. 인근 문구점에서 굵은 매직과 두꺼운 종이, 색지를 샀다. 농성의 경험이 있기에 낯선 곳에서 급작스런 행사 참여 준비는 어렵지 않았다. 외려 함께한 한국 홍콩 일본 변호사들께 상황을 설명하고 연서명을 받는 게 중요했다. 동의하는 이들과 단체가 자국어로 하나씩 빈 공간을 메웠다. 흥분됐다.


다음날 콘퍼런스 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혼자 집회를 찾았다. 한국과 달리 나이 든 분들이 기타로  인터네셔널가를 연주하며 발언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대만으로 일하러 간호사, 대만 활동가 친구들과 아이들까지 50명도 채 안 되는 인원이 대통령실로 향했다. 경찰이 집회 인원보다 많고 바리 바게트에 경찰차가 여러 대 있는 건 우리와 비슷했다. 출발 전 내게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 거냐며 물었더니 한국에서 온 변호사들은 “어쩔 수 없죠. 한국 가서 기자회견 할게요!”라며 농담했다. 다행히 경찰은 우리를 안전한 집회를 보장했고 자신들도 전쟁이 싫다 했다.

그날 밤, 대만 교수로부터 2004년 의회 장악과 사회변화를 들었다. 우리의 변화와 맞닿아있었다. 짧지만 큰 경험이었던 대만의 프리 팔레스타인 집회가 이번주도 계속되길 바란다. 전쟁이 멈추기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한국으로 여행 왔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