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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은 Aug 29. 2023

엄마의 평온함을 선물하세요.

산재피해자 가족의 이야기 그림책 <엄마, 달려요>

차 뒤에 앉은 내 아이가 잠시 조용하다. 유치원에서 하루종일 놀다 차에 타니 나른한가 보다. 아이말로는 “눈 뜨고 꿈꾸고 있는” 상태. 엄마보다 먼저 등원하여, 엄마보다 나중에 하원하니 피곤할 테지. 엄마를 만나 평온하겠지. ‘오늘 뭐 했니, 즐거웠니’ 이것저것 묻기보다 조용히 음악소리를 줄이고 집으로 향한다.


엄마랑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아이가 있다. 먹구름 속에 갇혀 밥도 제대로 못 챙겨줄 만큼 힘들어 보이는 엄마, 어느 날 하늘나라 천사가 된 아빠 대신 변호사나 다른 사람들이 엄마 주변에 있다. 엄마를 멀찍이서 보며 아이는 배가 고파도, 외로워도 큰 소리 낼 수 없다. 고양이가 함께할 뿐.

산재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엄마, 달려요> 책을 대만 산업재해피해자협회에서 낸다고 할 때부터 관심이 갔다. 산업재해 소송을 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회의를 하는 어른들 곁에 아이들은 곁에 있었지만 눈이 가지 않았고, 아이들이 커서야 제 외로움을 털어났다고. 그 얘기를 들은 그림 작가들이 펀딩을 받아 그림책을 냈다고. 중국어이지만, 우리처럼 텀블벅으로 홍보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책이 나오고서는 예쁜 북카페에서 북토크도 하고, 학교 교육에도 이 책을 읽었다.


“산재피해자 가정을 찾아갈 때면 우리 마음도 먹구름이 된다. 앞으로는 이 책을 건네며 빛을 향해 함께 달리자고, 아이들과 제일 먼저 인사를 나누고 싶다”


이 책을 소개하고, 뜻있는 시금치 출판사가 나서 한국에 번역 출판되었을 때, 반올림은 이렇게 추천사를 썼다.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 님은 이렇게 추천하셨다.  


“그림책이 소중한 이유는, 말하고 싶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에게 말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그림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을 찾고, 어른들은 보면서도 보지 못했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 그림책은 더욱 소중하다. 우리 주변에 드물지 않는데도 우리가 보지 못했던 소중한 존재들, 그리고 아이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알게 해 준다. 생각하게 한다. 고마운 책이다.”


고등학교 노동인권교육 시작엔    읽기로 시작한다. 개구진 아이모습과 귀여운 사랑스러운 고양이 그림이 밝게 펼친그림책이 점점 읽을수록 학생들은 진지해진다. 산재피해자 가족이  책을 읽을  눈물을 흘리셔서 내가  미안했다. 그래서 그림책에는 죽음과 어둠이 없다고 했나. 산재피해자 가족들은 책을 읽고,  책이 있어 고맙다. 했다. 분명 주변의 이야기인데, 불편하고 어려워 잘하지 않던 이야기들이  책으로 많이 알려지길 바랐다.  


많이들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동영상을 제작했다. 널리 읽혀 어디선가 산재로 소중한 가족을 잃어 힘들어하고, 외로워할 아이에게 친구처럼 건네졌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산업재해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 가족들이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하면 좋겠다.  


유튜브 : 엄마달려요 그림책 중국어 낭독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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