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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은 Aug 29. 2023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인 <나의 조현병 삼촌> 읽기


책은 이렇게 끝났다. 


"내 친구나 지인 중에는 삼촌의 장애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상대를 믿지 못하거나 친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다... 이 책을 보고 놀랐다면 이해해 주길 바란다." p236


이번에도 놀랐지만, 이해했고, 기록해 줘서 고마웠다.  그 말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싶어서 그간 안 쓴 블로그를 열었다.

휴가를 마치고 일터로 돌아왔을 때 작가가 보낸 책이 있었다. 작가는 일하면서 알게 된 지 오래된 지인이었다.  책 모임 구성원이기도 한 작가가 <나의 F코드 이야기>를 냈을 때는 우리 집에서 책 출간 파티도 했다. 그때 알았다. 작가가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것을.  그간 책 이야기를 하며 간간히 해왔어도 이리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주어  이번처럼 놀랐고, 당연히 이해했고, 축하했고, 고마웠다.


책은 당사자의 경험과, 인터뷰와 기사글로 정리된 글이 뒤따른다. 두 책의 형식이 비슷해서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이고,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다. 친밀하면서도 낯설다. 


삼촌이 걸린 조현병은 거부감과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개명된 '정신분열증'이라 한다.  


희정 작가가 "세상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조율해야 하는 병명"이라고 조현병을 이야기했다 한다. 삼촌이 겪는 심각한 장애가 어떤 환경에서는 장애가 아닐 수 있다고. 작가와 그 가족이 겪었을 일들은 충분히 사회가 고민하고, 다른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수 있다고. 


이 얘기에 다다르기까지 


병을 인지하지 못하고, 숨기고, 감당하고, 못 견디고, 드러내고, 고민하고, 화나다 슬픈 과정을 작가를 비롯한 가족들은 오랜 세월을 온몸과 마음으로 겪었다. 


'조현병'뿐이겠나. 


크고 작은 병들도, 크고 작은 갈등과 문제도 개인의 탓으로, 몫으로 해왔을 거다. 작가처럼 글로든 가족과 이야기로든 치열히 고민해내지 못한 주관적이며 객관적인 이야기들이 있지 않을지. 


언젠가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다... 이 책을 보고 놀랐다면 이해해 주길 바란다. 


라는 이야기가 내게도 나오길 바란다. 


개인적인 것이 사회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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