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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은 Apr 25. 2024

한판 인터뷰 – 아이 낳아 키워보니

인터뷰를 위해 준비 원고2

8-1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늘봄교실을 운영하겠다고 했는데요. 이용해 보신 입장에서 만족도는 좀 어떠신가요.


돌봄 교실에 떨어지고 막막하다 늘봄교실이 열려 오늘까지도 이용하고 있고요. 만족합니다. 교육에서 소극적이고 정적으로 돌봄이 이뤄지던 것에서 적극적이고 동적으로 돌봄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양육자가 신경 쓸 경우 이용가능한 지역 예술 프로그램, 박물관, 체험 등 이 학교 안에 들어오고 있어 양질의 보편적인 돌봄을 기대할 수 있고요. 


정치하는엄마들은 부모 돌봄에서 국가 돌봄으로, 돌봄의 국가책임 선언한 늘봄학교 추진계획 환영 논평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보편적 복지로서 늘봄학교가 이용을 원하는 모든 아동의 돌봄권을 차별 없이 보장해야 하며, 국가는 아동의 돌봄권을 '뽑아 운'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는데, 늘봄학교가 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출생문제 해결,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 해소,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목표로 시작한 늘봄학교엔데 85프로의 양육자들이 늘봄학교를 찬성하고, 만족한다 하는 것 같아 정책 입안자는 아니지만 정책의 성과가 보이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다만, 9월에 예정되어 있던 정책을 3월로 앞당기느라 예산, 공간, 인력, 프로그램 등의 준비가 미흡해 시간이 아직 불안정하고, 방학 때 대비가 마련되지 않고, 간식, 쉼 등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지역, 인력배치, 업무 분장, 학교마다 편차 해소, 흩어진 예산 정리, 수요 중심의 예산 배치 등을 해결해 하루빨리 안정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늘봄학교에 기대를 거는 건, 양육자들이 현재의 노동조건 아래에서 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충분히 돌봄을 할 수 있지 않아서죠. 궁극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이뤄가야겠지만, 그전까지 학교와 지자체, 마을 공동체 안에서 안전한 돌봄이 이뤄지기 바랍니다. 


11. 육아를 통해 여러 어려움이나 고충도 많으셨겠지만, 아이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점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부터 다시 살아내는 경이로움 경험이죠. 손을 인식하고, 발가락을 인식하고, 한 입 오물거리고, 무언가를 보고, 한글 하나를 조합해 읽어내는 이 하나하나가 사랑과 환희 속에 성장해 왔다는 걸 알게 되어 저를 키워준 부모님에게도 그 과정을 지켜봤을 주변 이들에게도 참 따스해졌어요. 손이 비교적 덜 가는 지금 혼자보다 아이랑 산책을 가면 훨씬 생동감 넘치는 것도, 새로운 눈으로 봄을 만끽하니, 무심했던 마음이 다시 살아나고 생의 즐거움을 느낀달까요. 


또 어른들 중심의 세상에서 아이들의 세상으로 시선을 옮기게 되었어요. 노키즈존이 아이만 특정해 혐오하고 배제하는 차별적인 아픈 말인지, 후쿠시마오염수 방류로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함부로 망치고 있는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걸 보면 우리 아이들을 얼마나 존중하지 않는 세상인지, 아이를 키우는데 사랑보다 경제적 여유가 더 필요한 건 곳곳에서 말하는 세상이 아닌지, 경쟁으로 배움의 즐거움을 빼앗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고, 


(저희 단체에는 어린이 활동가들이 있어요. 이 활동가들은 석탄발전소를 반대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는데 힘쓰고 기후위기 소송에도 함께해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도 참여했죠. 아동차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어린이날을 저희는 어린이차별철폐의 날로 부르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도 어른과 동일한 인격체이다. 그리고 어린이는 시민이다. 인권이 있고, 권리의 주체자이고,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이다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거든요. 덕분에 아이들을 중심으로 놓는 세상이 얼마나 필요하고 또 활발히 요구하고 있는지 배우고 있어요. )


13. 지금까지 말씀해 주신 경험들을 토대로, 저출생 문제를 우리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어떤 대책이 마련되면 좋을지 말씀해 주시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나 사회 여론이 인구수, 출생수에만 관심 갖지 말고, 어린이의 인권, 어린이나 양육자의 일상에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낳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건 확장해 보면 노인, 장애인, 아픈 몸 등 정상의 범위에서 벗어난 몸들이 접근한 곳은 부족한 사회라는 의미기도 하니까요. 우리 모두의 위기로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출산과 양육을 한참 할 시기 노동시간, 노동의 형태도 생애주기에 따라 변화 가능하게 하고, 돌봄은 여성이라는 고정된 성역할이 아닌 모두가 돌보는 사회로 나아가면 좋겠고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여성의 삶을 되돌아보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동에 대한 돌봄만이 아니라 돌봄을 총괄 집행해 나가는 곳이 있어 예산도 집행도 정보 제공도 체계적이고 쉬웠으면 좋겠어요.


정치하는 엄마들의 구호가 있어요. 우리 모두가 엄마다. 사회적인 모성으로 아이와 우리 모두가 차별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런 방향에서 경제적, 사회적, 성별, 가족의 형태에 차별받지 않는 돌봄 정책, 교육 정책, 노동 정책 등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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