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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토란 Jan 04. 2024

국제백신연구소(IVI)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

현직자가 알려주는 국제백신연구소

내가 국제백신연구소를 다니고 있다고 소개하면, 많은 사람들이 국제백신연구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한다. 특히 보건분야 취준생, 또는 제약회사에서 이직을 준비하는 자들이 잠재적인 직장으로 생각하여 특히나 궁금해한다. (물론 보건이 배경이 아니더라도 지원할 수 있는 직무도 있다.) 외국에서는 비교적 이런 경우가 덜하기에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보다 IVI의 해외에서의 만큼의 인지도가 국내에서는 없는게 신기하다. (블로그를 하는 IVI인도 없는게 신기하다) 


현재 국제백신연구소 사업개발팀 사원으로서, 누구보다 빡세게 근무하며 여러번 기관 소개 프레젠테이션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우리 회사가 하는 전반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백신연구소 직원이 설명하는 국제백신연구소가 무엇인지에 대해 2024년도 1월 기준 가장 최신 정보로 설명을 해보고자 하며, IVI를 잠재 직장으로 생각하는 보건학도들 및 이직자들은 참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물론 개인 블로그이므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을 공유한다.

관악구 서울대 내 위치한 눈오는 날의 국제백신연구소. 오리 범인은 사이언스 팀이었다.


#국제백신연구소 #국제기구 #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IVI 란? 


국제백신연구소 (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이하 IVI)는 대한민국에 HQ를 두고 있는 제 1호 국제기구이다. 


UNDP 의 추진 아래 1997년 설립된 보건전문 국제기구로, 2024년 기준 설립 27년째이다. 설립 시, IVI을 유치하려고 아시아 내의 6개 국가가 자국 내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합을 벌렸는데 그 중 가장 유력한 나라가 일본과 한국이었다고 한다. 그때 한국 정부가 서울대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건물을 통 크게 기증하며 IVI 의 유치에 최종 성공하였다. 현재까지도 우리는 월세를 안 내고 건물을 이용하고 있다. (직원은 248명 정도 되며, 최근 사람이 너무 늘어 공간이 부족해지니 가끔 우스개소리로 옆 코웨이 건물을 빌리자고 농담한다)  


IVI의 비전은 "감염성 질병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고통 해소", 사명은 "세계 공중보건을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이고 저렴한 백신의 발굴, 개발 및 보급" 이다. 28개국, 44개 이상의 site에서 보건관련 활동을 하며,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국적은 총 26개라고 한다. 내가 느끼기에도 한국어가 많이 필요한 보직 제외 실제로 한국인과 외국인의 비율이 비슷한 것 같다.  


국제백신연구소는 다양한 파트너 기업, 후원회, 한국 정부, 교육 및 연구기관, 타 국제기구, 그리고 Member states(멤버 후원국가)로부터 대부분의 펀딩을 받고 있으며, 이는 백신 개발을 할 수 있는 재원이 된다. 2023년 기준 39개 멤버 국가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더 늘었을 수도 있다. IVI 본부는 한국에 있으며 요 몇년 새에 해외 사무소가 생겨 비엔나 오스트리아와 스웨덴 스톡홀름에 (Karolinska 의과대학 근방) 사무실이 있다. 비엔나보다 스웨덴 사무소가 크다. 국제백신연구소가 매년마다 백신학개론 강좌를 여는데, 2023년에 스웨덴-한국 동시에 원격 강의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국제백신연구소가 implementing하는 프로젝트 위치 및 Collaboration Center들 (2023 자료)


해외 사무소 이외에도 세개의 콜라보 센터가 있는데, 가나, 마다가스카르와 에티오피아에 각각 (KUNST-IVI, Madagascar Institute for Vaccine Research-IVI 및 AHRI-IVI) 센터가 있다. 여기는 임상 시험 및 지역 질병, 공동 백신 연구의 거점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 기본 사항에 대해 궁금한 자들을 위해 아래와 같이 홈페이지 링크를 남긴다. 연혁을 보면 대충 어떤일을 하는지 파악이 가능할 듯 하다. 


(홈페이지) https://www.ivi.int/ko/

(공식블로그) https://blog.naver.com/ivi_vaccine


#국제백신연구소는 무엇을 하는가?


국제백신연구소는 국제기구이나, 어떤 부분의 성격은 바이오텍 회사나 제약회사 같다. 실제로 많은 제약회사 이직자가 온다. 국제백신연구소가 하는 일을 크게 나누자면 1) 랩실 연구 2) 백신 개발 3) 역학 및 질병 감시, 그리고 4) 임상 시험 진행  및 백신 효과성 측정이다. 그리고, 모든 도출된 연구 결과 및 의학적인 자료를 아울러서 국제적으로 질병에 대한 교육과 소외된 보건 이슈에 대한 옹호 활동을 한다. 교육은 두가지 큰 교육을 진행하는데, 백신학개론과, 중저소득국가의 제약인력을 상대로 기본적인 바이오 의약품 제조 공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기술 이전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많지는 않다. (현직자로서 기술 이전을 할 정도로 발전된 개발도상국이 많이 없다고 느낀다.) 


IVI는 파트너사와 함께, 자체적으로 개발한 백신들이 크게 2 가지가 있다. 하나는 빌게이츠 재단의 펀딩으로 개발된 Oral Cholera Vaccine (OCV) 콜레라 백신 - Shanchol / Euvichol, 그리고 SK바사와 공동 개발한 장티푸스 백신이 있다. 그리도 현재 추가적으로 개발하는 백신은 Non typhoidal Salmonella 백신, Shigella 백신 등이 있다. 모두 국제보건을 위해 개발된 백신이라, dose 당 2 달러를 넘지 않게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렇게 유통되고 있다. 


바이오텍 회사나 제약회사와 비교하여 질병 연구, 백신 개발에서의 국제백신연구소의 강점은 아무래도 임상 시험 및 연구를 비교적 쉽게 다른 나라에서 진행할 수 있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의약품 개발이기에 많은 정부가 함께하고, 임상 시험의 필요성를 인지하여 허가를 내어주며, 이에 같은 생각을 가진 기업들이 IVI와 함께하고 싶어한다.  


국제기구로서의 대표적인 역할은, 앞서 말한 국제적인 보건/제약교육과, Global Health Strategic Groups 운영 및 참가 (Global Health Security Agenda 및 ASEAN Vaccine Security and Self Reliance 등), 그리고 IVI가 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효과성 평가(ex. Immunization & Vaccination programs) 및 더 나아가 Policy Advisory 의 역할이다. 따라서 국제백신연구소에서 필요한 보건 인력은 매우 다양하며,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들이 함께한다. 


나는 국제백신연구소의 보건기구로서의 역할을 주목하고 왔는데, 와서 제약업의 면을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아마 제약업계의 사람이 국제백신연구소를 온다면, 반대로 국제보건에 대한 이해도를 많이 얻지 않을까 싶다. 아래의 표가 국제백신연구소가 집중하는 질병 및 역할들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국제백신연구소의 핵심 업무들. AMR Monitoring 까지 있는것을 보면 백신 특화 국제기구의 성격임을 알 수 있다. (2023년도 자료)

 

#국제백신연구소 취업하기


아마 많은 취직자가 가장 궁금해하고, 또 도움이 많이 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우선적으로 보건인력이든 비보건인력이든 영어는 모두 사용할 수 있어야하는데, 일상생활이나 회의, 이메일 작성은 (나의 경우는) 거의 다 영어로 한다. 부바부이지만, 국제기구이기에 시차근무도, 출장도 꽤 있는 편이며, 누구는 3주동안 가기도, 누구는 2달 가기도, 1달에 한번씩 가는 사람도 있다(ㅎㄷㄷ). 그래도 사무총장 만큼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위로 갈수록 더 빡신 느낌이다) 


잡 포지션이 선별적으로 IVI 홈페이지 Careers 페이지에 올라오는데, 나는 조금 안타까운게 국제백신연구소의 다양한 포지션들이 한꺼번에 올라오지 않다 보니 내가 지원하는 포지션이 그저 올라와서 지원하는 것이고, 나의 적성이 다른 것에 더 맞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을 모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내부인으로 해당 부분을 풀어보고자 하며, 이때까지 공고로 올라온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면 자리가 없는게 아니라 그냥 채용을 안하는 것일 뿐일 수 있으니 아래를 보고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것을 권유한다. 


내부자료이기에 조직도를 공유하면 인사팀 제재가 들어올 수 있으니 글로 간단히 남기자면, 우리는 사무총장실과 스웨덴 사무소(Europe Regional Office)를 제외하고 6개의 Unit이 있고 그 아래에 Department , 그리고 Sub-Department 들이 있다. 조직 개편이 있을 수 있기에,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은 부서들이 있으니 IVI가 이런 역할들을 하는구나라고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1) Epidemiology, Public Health, Impact (EPIC)

    - Real World Evidence(Effectiveness/Delivery, Field Operations),

    - Immunoepidemiology,

    - Antimicrobial Resistance

    - Policy & Economic Research (여기는 R이나 STATA를 할 수 있어야한다고 들었다)

    - Biostatistics & Data Management

2) Clinical, Assessment, Regulatory, Evaluation (CARE)

    - Clinical Development

    - Clinical Operations

    - Novel Vaccines

    - Regulatory Affairs

    - Clinical PA (PA - 간단히 Project Management Admin)

3) Science

    - Biosafety, Animal Research

    - Molecular Immunology

    - Clinical Immunology

    - Translational Immunology

    - Animal Facilities

    - Vaccine Process Development

    - Science PA

4) Quality Management

5) Finance & Operations (이 유닛 약간 여러개 담고 있는 느낌..)

    - HR, Finance, IT, IRB, Facilities, Project Management, Business Development (내가 몸 담은 팀)

6) Government & Public Relations 


아무쪼록 많은 참고 되었으면 좋겠다. 


출근하며 찍은 국제백신연구소 전경. 낙성대 역 쪽에서 관악구 관악로 1 낙성대로를 타고 올라가면, 샤대 후문 기숙사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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