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의 미학

완벽하지 않음으로 인한

by mintree


늘 의젓하고 어른스러운 모습, 완벽한 모습만 보이려는 남자가 있었다. 실제로 그런 모습만 보여줬고 그래서 그런 사람인줄 알았다. 어느 날, 같이 차를 타고 가다 고속도로에서 길을 잘못들어서 도착시간이 30분이 늘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자 남자는 30분 내내 한숨을 내쉬고 내탓이오 하며 자책했다. 여자는 그럴 수도 있다며 드라이브 더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뭐든 완벽하고 싶고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끄럽다고, 사실은 자존감이 낮다고 남자는 고백했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였기에 의외의 모습이었다.



남자는 늘 자신감 있어보이게 어필하는 것이 오히려 낮은 자존감을 메우려는 노력이라며 사실 우선순위에 본인이 1위였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늘 본인의 감정보다는 가까운 사람들의 감정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그래서 버거울 때도 많다했다. 여자는 그런 남자가 안타까움과 동시에 안도감 같은 종류의 감정을 느꼈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에 대한 마음에서였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남자에게 조금 더 마음의 문을 열었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들 중 완벽하지 않음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클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자존감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는 없지만 스스로 채우도록 도와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오빠를 좋아하고 환호성을 쳐줬을 때는 오히려 오빠가 어리바리할 때였어. 완벽해서 환호하는게 아니라 이런저런 실수를 하지만, 그치만 좋은 길로 가는 모습에 환호를 한 거야. 나한테 조금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도 내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 <신혼일기2>



몇일 전 신혼일기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이 말이 참 예뻤다. 개의치 않는다는 마지막 한 문장이 참 공감이 갔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늘 좋은 모습만 보이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조금 거부감이 들 때도 있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사람은 왠지 나에게 숨기는 것이 있어보이고, 쉽게 다가가기가 어렵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리가 없기 때문!



여자는 신혼일기에 나온 말처럼 노력하는 모습이 완벽한 모습보다 멋있음을 남자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실수 앞에서 질책하지 않고 손 내밀어줄 수 있음을, 완벽해서 좋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빈틈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음을. 그러니까 괜찮다고 말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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