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졌기에 더욱 아름다웠던 살아가게 하는 사랑
평범한 한 가족의 엄마 프란체스카가 세상을 떠나던 날, 그녀의 아들과 딸은 화장해달라는 엄마의 유언을 듣게 된다. 이윽고 당황스럽게도 엄마의 사랑을 알게 된다. 그것이 아빠가 아니라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하기도 하면서 엄마의 편지를 읽어 내려간다. 편지와 노트 세권 속에는 엄마와 그 남자가 함께한 나흘이 순간마다 정성스럽게 기록되어 있었다. 청춘은 젊다고 가질 수 있는 특권이 아니라 이처럼 감정이 살아있음을 일컫는 말이다.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애틋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아팠는지 까지도. 엄마의 청춘을 다 읽고 나자 자식들도 엄마의 사랑을 이해했다. 그렇게 생이 끝나고 나마 프란체스카는 평생을 그리던 로버트의 곁에 머무르게 되었다.
대부분 사랑의 시작이 그렇겠지만, 로버트가 프란체스카 앞에 나타난 순간은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그저 길을 잃은 사진작가가 카펫을 털고 있던 한 주부에게 길을 물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흘이었다. 거의 20년을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온 프란체스카와 고독을 즐긴다는 로버트는 어느 시점부터 사랑이었는지도 모를 것이다. 다만 100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서로 최선을 다해 솔직했고 사랑했다. 그러나 선택 앞에서 프란체스카는 현실과 이상 사이 수많은 이유를 고려하며 고민한다. 결국 로버트는 혼자 떠나게 되었고, 프란체스카는 가족이 돌아옴과 동시에 다시 일상으로 던져졌다. 우연히 다시 만났을 때도 로버트를 본 프란체스카가 차문고리를 잡고 내릴까 갈등하지만 끝내 내리지 않았다. 그저 서로 사랑한 순간으로 둘은 여생을 사는 내내 서로를 그리며 살게 되었다. 비록 다시 만나지 못한 채 끝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극은 아니었다.
이런 확실한 감정은
일생에 단 한 번만 찾아오는 것이오.
명백한 불륜영화지만 그럼에도 사랑받는 이유는 끝까지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프란체스카가 로버트를 택하고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면 막장드라마가 되었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랑이라 믿었던 것이 집착, 원망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프란체스카는 가족은 물론, 일생에 한번 오는 그 감정도 그대로 지켜냈다. 가장 아름다울 때 아름답도록 지켜내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지켜낸다면 그 시간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함께한 시간이 짧았다고 해서 마음이 작은 것은 아니다. 모순적이게도 사람은 이뤄내지 못한 관계에 대해 더 미화하고 행복한 기억만 남기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시간이 있었으면, 조금만 상황이 달랐다면 하고 우리가 아닌 다른 것들로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이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일까. 그렇게 우리는 수많은 관계들을 이루고 이루지 못하면서 일생에 한번 올 그 감정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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