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준다는 것
사람이 온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이라고 한다. 서로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것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에 마음을 준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마음을 쉽게 주는 편이다. 상대와의 관계가 이성관계라면 말이 달라지지만 그저 사람 대 사람일 때에 내 마음은 참 쉽다. 그렇게 준 마음은 맹목적이라 주변에서 그 사람에 대해 뭐라 말해도 잘 들리지 않는다. 맹목적일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모르겠지만 '저 사람 이런 사람이래', '이래서 별로야' 하는 류의 웅성거림을 철저히 튕겨내곤 한다. 그럼으로 인해 좋은 사람이 남는 경우도 있지만 그 웅성거림이 사실인 경우가 더 많고 되려 나에게 피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이 그렇듯 마음을 엶에 있어서 나를 가장 쉽게 여는 열쇠는 '공감대'이다. 삶이거나, 취향이거나 그 어떤 것이든 비슷한 무언가가 있는 사람에게 한없이 쉬워진다. 새로운 인연에게 마음을 열었고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상대도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 듯 했기에 오히려 안심했다. 안심은 맹목적인 마음이 되었고 악의를 품는다면 얼마든지 이용하기 쉬운 내가 되어있었다. 같은 마음일거라 믿었던 상대가 철저히 다른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에 이미 나는 내팽겨쳐진 후였다. 처음은 아니었지만 익숙해질리 없는 기분이었다.
그랬다. 이미 줘버린 마음은 거둬들일 수 없었고,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의 몫이었다. 인연을 잃고 싶지 않아서 내가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되려 상처가 되어 꽂히기도 했다. 화살이 나를 향할 때도 있었고 지키고 싶은 사람을 향할 때도 있었다. 이미 뱉은 말은 어딘가에 날카롭게 박히거나, 담요가 되어 따듯하게 보듬거나, 혹은 각자의 농도를 품은 채로 방황하기도 했다. 의도치 않은 말의 방향으로 누군가를 끌어당기기도 하고 밀쳐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떠오르고 가라앉는다. 사람이 상처를 받는 곳은 대부분 사람이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거라며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해보지만 치유받는 곳 또한 사람이라. 그렇게 다시 공감대에 약해지고, 약해진 마음은 오롯이 사람에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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