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디톡스하다.

내려놓기, 그게 정말 가능한 걸까요?

by mintree

모순적이게도 우리는, 언제든 내 곁에 있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사람보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존재에게 더욱 노력을 쏟는다. 다가갈 때마다 반걸음씩 물러나는 것 같은 탓에 여전히 둘 사이의 온도는 차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들 입을 모아 나를 동정할 때에, 나는 남들이 가해자라 부르는 이에게 먼저 사과를 하기도 한다. 다른 의도는 없다. 그저 나와 시간을 나누고 추억을 공유한 누군가가 내 인생에서 사라지는 것이 싫을 뿐. 그것을 나는 관계에 대한 욕심이라고 칭하지만, 어찌보면 미련이다. 그래서 너는 나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내 사람들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고, 나의 지인으로 오래도록 머물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때문에 평소에도 지인들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것에 있어서 스스럼없고, 오는 것에 있어서는 더욱 대환영이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제일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도 사람이었다. 길든 짧든 7년 넘는 시간 동안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해온 수많은 사람들과 소원해질까 두려웠다. 그 두려움은 내가 잘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했다. 먼저 연락하고, 시간 될 때 종종 서울에 올라가 사람들도 만나며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고, 주변을 잘 챙기려 노력해왔는데 관계에 있어 휘청하는 일이 생기면 나는 속수무책 무너지게 된다. 내가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라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서로가 조금 더 쉬울까. 그런 생각들이 만들어 낸 독소들을 어떻게 하면 버릴 수 있을까 싶었다. 너무 많은 가지각색의 생각들이 들어차 있어서 몸도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땐 화가 크게 나지 않아도 뾰족한 말을 내뱉기도 하고, 날이 선 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는 어떠한 관계를 도려내기도 할 만큼 치명적이다.






끝자락을 잡고 있느라고 손에 물집이 잡히는 줄도 모르고 관계의 끈을 놓지 못할 때가 있다. 살다 보면 누군가 오고, 또 가는 일은 자연스러운 것을 알면서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어떤 관계든 최소한의 예의는 존재한다. 필요 이상으로 양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줘도 내 옆에 남을 사람들은 남는다는 것을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인정하기가 어려운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친구가 해준 말을 떠올린다.


사람이 오고 가는 것에 대해 너무 미련을 두지 마.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이 갔다는 사실에 대해 슬퍼할 시간에
나를 좋아해 주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신경 쓸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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