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우리 집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그마한 인형들이 하나둘씩 늘었고, 여기저기 하얀 패드를 깔기 시작했다. 따르릉. 식탁에 앉아 밥을 먹기 전에 타이머가 울리는 소리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동 하나하나가 신기한 하루를 보낸다.
강아지 키울까하는데, 어때?
이미 반려견과 많은 시간을 보낸 지인들에게 묻자 하나같이 '키우지마'라는 말이 돌아왔다. 왜일까? 정작 본인들은 몇년을 키웠으면서 왜 반대하는 건지 궁금해서 이유를 물으면 다들 '쉬운 일 아냐~ 진짜 힘들어!'라고 말했다. 물론 한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은 애초에 예상했던 일이라 그리 놀랍지 않았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도 했다고 생각했다.
막상 데려오니 예상했던 것보다 신경쓸 부분이 훨씬 많았다. 버릇처럼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던 것도, 주말에 가족끼리 외식을 나가는 것도, 방문을 다 열어놓고 다니는 것도. 상상 이상으로 노력을 투자해야만 했다. 하지만 도어락 소리만 들려도 쪼르르 달려나와있고, 지쳐 누워있을 땐 옆에 기대 눕기도 하는 하얀 솜뭉치에게서 힘듦 그 이상의 행복을 받는 것은 분명했다.
원래 강아지를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대형견을 보면 살짝 두려운 마음도 든 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삶을 택했냐고 묻는다면, 잔잔한 집에 물장구를 쳐보는 도박 같은 느낌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점점 지쳐가던 여자 셋에게 쪼그만 형아(?) 하나 생기면 하루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다.
데려오기 전에 관련 서적을 몇권이나 읽고, 요약까지 해가면서 공부했지만 막상 데려오고 보니 시험범위를 벗어나서 공부한 것 처럼 예상치 못한 일들 투성이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열심히 애정을 주고 받다보면 금세 훌쩍 커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많은 사랑을 주지만, 나보다 짧은 생을 살게 될 존재라서 더 애정을 쏟게 되는 것 같다.
많이들 고민하는 비용만 놓고 보더라도 꼭 필요한 것부터, 필수품은 아니지만 사주고 싶은 것들까지. 돈 나갈 구멍이 한두개가 아니다. 그만큼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이 할애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반려견을 선택할 수 있지만, 강아지는 주인을 선택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가족이 되기로 했던 사실을 없던 일인 셈 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함께 해보자는 뜻을 시작한 그 순간부터 우리는 반려견에게 있어서 우주의 중심이 된다고 한다. 주인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록 수명이 길어진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사랑을 줄 줄만 안다는 것. 누군가에게 우주와도 같은 당신이기에 받은 마음을 나누는 것 또한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만약 누군가가 키워보니 어떻냐고 묻는다면 '끝까지 감당할 자신 있으면 시작해봐'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마 여태 몰랐던 또 다른 행복의 범주를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P.S
무더위에 감기와 함께 우리 집에 온 여름아. 오늘로 네가 가족이 된지 딱 한달을 채웠어!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고급스럽고 호화로운 집은 없어도, 너와 함께 보내는 데에 내 시간을 많이 나누는 사람이 될게.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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