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너라서
로맨틱해보이는 포스터에다가 '태양이 지면 만나러 갈게'라는 글귀에 왠지 모르게 이끌려서 개봉하자마자 바로 보러갔다. 예고편부터 관심있게 봐왔어서 사실 어떤 내용인지는 대충 알고간 셈이라 꽤 기대가 컸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에 부응하는 영화였다. 근래에 히어로물이나 액션영화를 자주 봤어서 그런지 간만에 보는 로맨스 영화는 충분히 마음을 말랑이게 만들고도 남았다. 줄거리(스포x)는 대략 이렇다.
색소성 건피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케이티는 학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지내야 한다. 케이티가 낮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창문인데 그 너머로 찰리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10년 동안 짝사랑을 하게 된다. 태양을 피해야만 하는 운명이라 밤에만 외출이 허락되는 케이티가 엄마의 기타를 들고 버스킹을 나온 어느 날, 찰리를 마주하게 된다. 그와 데이트를 하게 되면서 꿈만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첫 여행을 떠난 날 금기를 어기게 되면서 찰리를 누구보다 원하지만 멀리할 수 밖에 없는 케이티의 모습이 그려진다.
먼저 이 영화를 보고 나오신 분들이라면 아마 주인공들의 치명적인 미소에 동감할 것이다. 분명 여주와 남주가 서로 마주보고 웃는데 왜 내가 행복해지는건지...! 물론 주인공들의 예쁨과 잘생김도 한몫하지만 사랑에 빠진 눈빛을 정말 잘 표현해낸게 아닐까 싶다.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애정가득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기분좋음이랄까. 오랜 시간 찰리를 짝사랑해온 케이티의 숨길 수 없어 새어나오는 행복, 그런 케이티를 바라보는 찰리의 웃음도 연애세포를 깨워주기엔 더 없이 좋다-!
금기된 햇빛을 맞이한 순간, 스스로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몸소 느끼면서 가장 보고싶었을 찰리를 밀어내는 케이티의 마음은 어땠을까. 너무 힘든데 내 옆에 있어줘라는 마음과 상처주고 싶지 않은 진심이 싸울 때 케이티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인생에 정해진 운명은 없다고 한다. 그저 계속 되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살아갈 뿐. 이 말에 격한 공감을 한다.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하고 살까? 어느 대학을 갈지, 어떤 회사에 취직을 할지, 하다못해 오늘 점심을 뭘 먹을지 조차도 있는 힘을 다해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사람이다. 아마도 순간의 선택이 주는 행복이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늘 선택을 할 때 앞에 마주한 문을 열면 유토피아가 펼쳐질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하나의 관문이었을 뿐, 열어보면 그 다음 문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삶일 것이다.
자신의 청춘을 감당하기도 조금은 벅찰 스무살의 나이에 스스로의 선택에 대해 믿음을 갖고 서로를 사랑한다. 운명이나 필연과 같은 단어가 사랑에 앞서 수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우연조차도 내 선택들이 모여야만 가능하다. 너와 마음을 나누겠다고, 너에게 사랑을 주겠다고 그러니 행복하지 않은 순간마저도 곁을 지킬 수 있는 권리를 나누자고 나는 선택을 한다. 케이티와 찰리에게서 건강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90분이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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