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my Soulmate:)
각자 저마다의 기준으로 상대를 마음에 저장해둔다. 소중한 사람,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사람, 다시는 보기 싫은 사람, 그 외 수많은 사람들. 문득 누군가 떠오르고 궁금해지기도 한다. 나에게 참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며 그 사람도 나를 소중히 여길까에 대해 궁금해하기도 한다. 소중한 누군가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를 애틋하게 여겨줄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상하리만치 모든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야. 살면서 가장 아팠던 시간에 자존심만 앞세워 아무에게도 힘들다는 말 한마디 못할 때, 슬리퍼 끌고 옥상에 올라가 걸어본 전화도, 폰도 없이 나와서 무작정 걷다가 공중전화로 했던 전화도, 그리고 지금도 매번 반갑게 받아주잖아. 그 힘든 시간을 지나고 지금까지도 내가 누구에게 마음을 기대어봤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사람이 너야. 몇달만에 전화해도 왠일이냐 묻지 않고 그냥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 어떻게 친해졌고, 왜 친해졌는지 설명하기는 어려워. 다만 서로 어떤 사람인지 알기도 전에 내 이야기를 털어놓아버린, 그렇게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버린 사이라는 설명이 아마 최선일걸. 아직도 폰에는 10년전 그대로 'soulmate'라고 저장되어 있고, 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은 친구야. 언제,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도 그 이야기에 대한 답변이 어떻게 오더라도 너라면 다 괜찮더라. 너랑 대화하면 조금은 순수했던 열일곱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좋아. 그냥 진짜 고마워.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반년만에 전화가 와서는 대답할 새도 없이 이런 말들을 마구 퍼부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지만 목소리에 센치함이 뚝뚝 흐르길래 그냥 듣고만 있었다. 사실 내가 그에게 특별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평소에 주변에 워낙 사람도 많고, 인기도 많아서 챙길 사람이 많을 것 같았던건 온전히 내 생각이었던 것이다. 나에게 그 친구는 한때 많이 소중했던, 어쩌면 소중함이 과거형으로 표현되는 사람이다. 내가 그에게 그런 존재였다고 하니 괜시리 미안해지기도 하면서, 덩달아 센치해졌다.
열일곱살 나의 다이어리에 매일같이 등장했던 이름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쫓기듯 살다보니 사실 잊고 있었던 듯하다. 조금씩 기억 뒷편으로 밀려나다가 한번씩 전화와서 불쑥 나타나 내 행복을 빌어주곤 했다. 나는 참 불행하다고 생각하던 날에는 전화와서 '넌 꼭 행복해야 돼'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신기하게도 내가 유난히 힘들었던 날에는 어떻게 알고 전화가 온다. 이번에도 그저 기분좋은 전화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들었고, 괜히 보람차고 들뜨는 이 기분을 간직하고 싶어진다.
이런 날에 다이어리를 꺼내지 아니할 수 없지 않은가! 이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적어두면 나중에 다시 읽을 때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이건 내가 다이어리를 쓰는 이유이기도 함).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그렇지만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11년차 인연'이라고 써두었다. 이 다이어리를 다시 꺼내보는 날에는 우리가 몇년차일지 모르겠지만, 아마 조금은 잊어가고 있을 너를 꺼내어 먼지를 툭툭 털고 잘지내냐 쿡 찔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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