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는 방앗간을 지나지 못하고, 나는 소품샵을 지나지 못한다! (?) 내가 홍대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소품샵이 많아서, 여행 가면 꼭 빼놓지 않는 소품샵 투어까지. 엄마 언어로 '자질구레한 것들'을 나는 굉장히 좋아한다. 그 작은 것들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구석구석 정교하게 만든 정성이 느껴져서인지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소품샵 탐방을 다니던 2015년 어느 겨울 즈음, 크리스마스 용품들이 막 나오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그날따라 눈에 들어온 500원짜리 동전만 한 크기의 작은 스노우볼에 마음을 빼앗겼다. 한번 뒤집었다 놓으면 안에 들어있는 하얀 눈이 산타피규어 위로 천천히 떨어지는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바로 계산해버렸다.
스트레스 없는 회사생활이란 불가능한 법이니까...! 그렇게 사무실 내 모니터 앞에 자리 잡은 스노우볼은 내 힐링 비상구가 되었다. 종종 머리가 지끈해져 올 때면 스노우볼을 뒤집어놓고 들여다보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어있었다. 살랑살랑 천천히 떨어지는 눈송이들을 보고 있자면 화르르 타올랐던 마음도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렇게 내 스노우볼 사랑은 시작되었다. 나름 아주 엄격하게 고르곤 했다...! 1. 안에 공기방울이 없어야 하며 2. 눈의 양이 너무 많아서도 적어서도 안되고 3.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도 안되며 4. 반짝이보다는 하얀 눈송이가 있는 게 좋다! 는 정도...?
크리스마스에 보이는 것들 한두 개를 사기 시작했던 게 여행 필수 쇼핑리스트가 되었다. 사무실 책상에 작게 자리 잡고 있던 것은 하나둘씩 모여 책꽂이 한 칸을 차지했다. 수집하는 취미는 없었던 터라 스노우볼이 입문(?)이었는데, 점점 자리를 차지해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뿌듯해졌다! 오사카에서 사 온 키티스노우볼, 제주도에서 사 온 진주스노우볼, 체코에서 사 온 카를교스노우볼, 부다페스트에서 사 온 어부의요새스노우볼, 벨베데레 궁전에서 사 온 클림트의 작품'키스'가 들어있는 스노우볼까지. 여기저기서 하나씩 데려오다 보니 주변에서도 내 생각이 났다며 하나둘씩 사다주기 시작했다. 날 떠올리는 마음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지금도 힐링이 필요할 때, 마음이 여유롭고 싶을 때면 책장 앞으로 가서 스노우볼을 하나씩 뒤집어보곤 한다.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는 키티가 예뻐 보여서 샀던 오사카, 유럽에서부터 옷사이에 고이고이 싸서 온 스노우볼들, 문구사가 계속 문을 닫아서 3일째에 겟한 제주도 진주 스노볼까지:) 여행지의 기념품을 모은다는 것은 그런 의미가 아닐까. 동그란 세상 안에 여행 동안의 행복했던 내가 보이는 것만 같아서 더 애정스러운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잠깐 소홀했던 틈에 유리 위에 쌓인 먼지를 털어냄으로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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