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습성=비교근성
어제,
제법 큰화재가 있었다. 집 뒤편에 있는 완공된지 1년이 채 되지않은 신축빌라가
새까만 잿더미가 되어있었고, 경찰 몇몇이 내부에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보초를 서고 있었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불행중 다행인것은 사상자가 없다는것이었다.
물론 큰 사고로 번질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을터..
뉴스로만 보던 큰 화재사건을 가까이서 보게 되서인지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사람은 정말 간사한 모양이다.
뉴스를 보면 불행한 일들이 매일 수없이 쏟아진다.
역시 이곳은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 아니다 라고 느껴지면서
피해자들의 감정에 깊숙히 동화되기도,
가해자에게 큰 분노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지않아
서서히 잊혀지다가 언뜻 비슷한 화제가 나타나면
언뜻 입으로 오르내리는 정도의 주제가 되기도 하다.
근데 그런 사건 사고들이
우리를 스쳐지나
자신과 연관 없어보이는 타인이 겪게되는 불행들을 보면서
혹시모를 안도는 느끼는건 아닌지
혹은 내가 저런일을 겪지않아서 다행이라고 느끼는건 아닌지 하는 간사함
그런 간사함이 내게 없나 되돌아보면서 오늘 주제의 본론은
끝없는 "비교근성" 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나는 내가 기억할수 있는 아주 어린시절부터
어른들의 입으로부터 동갑내기 사촌언니와의 끝없는 비교에
처절한 몇십년의 세월을 살아왔다.
그리고 감히 말할수 있다.
당신들의 그 가벼운 입놀림과
걱정스러움을 가장한 간사함으로 인해
나는 무참히도 자존감 살해를 당해왔다는 것을
"얘~ 걔는 비싼 외제차를 끌고 다니더라."
(안다. 작년 설날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명품을 휘감은 차림에 외제차를 끌고
친척들 사이로 활보하던 그 당당함을 어찌 잊을수 있겠는가 -> 이때에도 나는 취준생)
"얘~ 걔는 벌써 집장만 했더라."
(그것도 미리 들어서 안다. 일찍부터 독립해서 잘나가는 대기업에 근무한지 오년이 넘은...)
근데...말이다.
이제 서른초반
외제차에 서울의 집장만...
나는 정말 그것이 알고싶다.
일반적으로 그것이 가능한지 말이다.
가능할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나는 정말 그것이 알고싶다.
왜....?
사람들은 그 화제를 구지 입에올리며 그 다음의 타깃의 희생양은
볼품없는 나로 향했는지 말이다.
하지만 사실 나는 안다.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삶을 사는 동갑내기 사촌언니...
나를
그 비교대상으로 삼음으로써
나를 통해
자신들의 삶에서 비교적 안도감이나
위안받고 싶다는것을..
아님 스트레스 해소용이던가..
나는 정말 그것이 알고싶다.
남을 비교하며 자존감 학살을 자행하는
악취미를 가진 인간어른들이여..
"너네.. 변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