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J에게

우리가 함께한 3000일을 기념하며,

by 민트와정원

결혼을 하면 끝인 거지, 무슨 만나는 날을 아직까지 카운트하며 유난이냐 할 사람들이 많은 거 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 순간이 새롭고 소중해서 기억에 남을 일은 기념을 하고 내가 축하하고 싶은 날은 일을 만들어서라도 하루를 특별하게 추억하며 그와 함께 늙어가고 싶다.

나는 이게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반짝거리게 해 줄 거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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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J에게

안녕, 나는 오빠가 제일 사랑하는 민트야!


어젠 8년 5개월이라 그랬는데, 다시 계산해 보니 3000일은 8년 2개월 하고 며칠 더 지난 거더라고.
함께한 수많은 기념일과 결혼 후 새로운 나의 가족이 된 사람들의 기념일까지… 인간은 의미 있는 날을 기억하고, 없는 시간을 쪼개 축하하는 데 특화된 존재가 아닐까? 그러지 않고서야 기념할 만한 일을 만들어서 모이고, 챙기고, 누구 하나 못 챙겨주면 두고두고 서운해 할 수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이번 달은 챙길 기념일이 너무 많은 와중에, 내가 단 하나 챙기고 싶은 오빠랑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지지 못해 속상했어. 하지만 그게 오빠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닌 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고 혹시 말해줬었나?
뽀뽀뽀 유치원 원장 선생님처럼 돌아서면 입술을 내밀고 있고, 늘 먼저 손 내밀어주고, 누구보다도 내 생각을 많이 하고, 나를 사랑해주고 있다는 거 알아. 또 예쁘고 좋은 게 있으면 사주고 싶어 하고, 맛있는 건 같이 나눠 먹으려고 하는 다정하고 따뜻한 자기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무진장 행복해.

큰 나무 같은 오빠 덕분에 나는 사랑받으면서 오빠 품에서 쉬기도 하고, 또 용기를 얻어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게 돼. 오빠가 나를 많이 아껴주는 만큼, 나도 나에게 가장 소중한 자기를 아끼고 덜 서운해할게.

요즘 투정도 늘고 회사에, 사람들에게 치인다는 이유로 계속 힘들어하는 모습만 보여서 오빠도 덩달아 속상했을 것 같아. 미안하고 사실… 나는 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여보가 최고야!


세상에서 제일 많이 사랑해


2025.05.21 수요일

부부의 날, 3000일 그리고 안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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