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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Dec 24. 2023

은톨단상1 : 각박함이 외톨이를 만든다

각박함이 외톨이를 만든다      


나쁜 것으로부터의 보호가 되지 않았다.


은둔을 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소용이 없었다.      


나는 세계로부터 퇴각했다.


그리고 껍질을 두텁게 쌓았다.      


남들은 귀챠니즘이라고 비난하고 냉소하고 놀렸다.


이 퇴각으로 인해 

퇴행이 일어나기도 한다.

퇴각된 채로 오래 지내면 사회성도 확실히 떨어진다.      


그러면서 이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나도 사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를 반복한다.      


사회에 대한 적개심이 높아진다.     


이 적개심을 낮추어주는 특별한 대상이 없었다.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이 없었다      

그런 사람이 나타나는 상상, 환타지만 커졌다.

가끔 인터넷에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나가면 어떻게 할까 라는 공상만 자주 하다보니 공상비대증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방안에 있지만 공상에서는 수없이 나갔다.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그립다.


살아있음의 소중함으로부터 

살아감의 기쁨을 느끼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런 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고 

나가기만을 재촉하지만


나갈 수가 없다.


서툰 면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는 너무 차갑고 각박하다.      


--------------- 여러 은둔형 외톨이분들과의 대화에서 들은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각박함과 차가움 그리고 정서적 불가용성이 외톨이가 되게 하는 과정의 한 요소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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