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뉴질랜드 오클랜드
한국으로 돌아온 2004년에 취업을 준비하다가 급 이모와 사촌 동생이 살고 있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얼른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안 가려고 했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좀 생겨서 다녀온 것인데, 결과적으로 그때 안 다녀왔으면 어쩌면 뉴질랜드는 평생 구경도 못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거 보면 제가 배낭 하나 메고 막 여행을 떠나는 그런 과감한 성격은 못 되나 봅니다.
도착한 날 사촌 동생과 함께 오클랜드의 다운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스카이시티를 구경했는데, 바다와 함께 보이는 도시 풍경이 시애틀과 어찌나 닮았는지 갑자기 시애틀이 너무 그리워졌습니다.
조용한 바닷가 동네 역시 앞서 보여드렸던 제가 살던 시애틀 북쪽 쇼어라인(Shoreline)의 "리치몬드 비치(Richmond Beach)"가 떠올라 그리움에 한동안 말없이 해변을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스카이시티 시내도 시애틀 다운타운이 떠오르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단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좌측통행을 한다는 점. 그래서 국제 면허를 가져갔음에도 운전은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운전석에 앉으니 생각보다 너무 낯설더군요.
세계 주요 도시를 가면 거의 다 있는 타워인데, 오클랜드 스카이시티에도 하나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스카이타워이고 대부분 그렇듯이 얘도 꼭대기가 돌아가는 그런 구조라고 합니다. 나중에 한 번 올라가 보자 했는데, 결국 못 올라가 보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일부러 타워 근처를 걸으면서 이렇게 밑에서 올려다 본 모습은 한 장 담아놨습니다. 시애틀에서 사진을 하도 안 찍어 그게 무척 후회가 되었기에 이후로는 어디를 가든 사진부터 찍는 습관이 생긴 것도 한몫했는데, 게다가 가는 곳마다 전부 시애틀이 떠오르는 오클랜드 스카이시티여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라 "오클랜드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첫날부터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