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뉴질랜드 타우포
오클랜드에만 있기 아까워서 북섬 투어 관광을 며칠 했습니다. 봉고를 타고 유명한 곳만 골라서 다니는 말 그대로 작은 현지 패키지 투어였는데, 엑기스만 딱 보고 돌아오니 시간 절약도 되고 나름 편했습니다.
그렇게 떠난 투어에서 뉴질랜드 타우포라는 곳을 들르게 되었는데, 여기에 기가 막힌 폭포가 있다고 해서 기대를 했습니다. 폭포를 보러 가기 전 잠시 차를 세우고 거대한 "타우포 호수"를 멀리서 봤는데, 무슨 호수가 바다 같더군요. 나중에 물어보니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담수호라고 하는데, 총둘레가 196km에 수심은 186m라고 합니다. 일산 호수공원 최고 수심이 3m인데, 역시 자연의 힘이란~ 그나저나 사진을 왜 초점도 안 맞추고 찍었는지 모르겠는데, 그나마 있는 사진이 이 모양이라 참 아쉽습니다.
그리고 타우포 시내에서 잠시 들린 번지 점프대인데, 뛰는 사람 있으면 보려고 했지만 아무도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여기서 바라본 와이카토 강물의 색깔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흔히 말하는 옥색입니다. 태어나서 이런 색깔의 강물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왜 뉴질랜드를 청정 국가라고 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후카 폭포"입니다. 지금 같으면 수십, 수백 장을 찍었을 모습인데, 당시에는 사진에 무관심했던 시절이라 그저 몇 장 찍고 눈과 귀로 감상만 했습니다. 실제로 보면 물살이 훨씬 더 살벌하게 느껴지는데, 100m 정도 되는 와이카토 강의 폭이 갑자기 15m 정도로 줄어들면서 이렇게 맹렬한 물살을 만들어내는 거라고 합니다.
근데 이걸 폭포라고 부르는 건가 싶어서 뭔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둘러보니 아래로 좀 더 내려가야 해서 열심히 걸었는데, 왜 사진 찍을 생각을 안 했는지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됩니다. 그냥 주변이 전부 포토존인데, 아무리 똑딱이라고 해도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를 지금도 합니다. 인생은 돌아보면 전부 후회라는데, 딱 저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진짜로 도착한 폭포... 근데 보자마자 든 생각은 겨우~??? 물살이나 소리를 들었을 때는 훨씬 더 낙차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너무 밋밋한 느낌. 하지만 계속 보고 있으니 은근히 매력이 있었습니다. 물론 폭포 3 대장이라고 불리는 나이아가라, 빅토리아, 이과수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맛은 없었지만, 엄청나게 휘몰아치며 뒤엉키는 모습에서 뭔가 강한 생명력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소리~ 이걸 동영상으로 담을 생각을 안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데, 지금도 어렴풋이 떠오를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빠져나온 물들이 다시 넓게 퍼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스펙터클한 영화가 끝난 것과 같은 강한 여운이 남았는데, 특히 옥색의 물이 하얗게 부서졌다가 다시 옥색으로 돌아오는 모습에서 자연의 위대한 힘이 느껴졌습니다. 갑자기 손을 담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리 봐도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안 보여서 결국은 포기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젠가 나이아가라, 빅토리아, 이과수 중 하나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기 전까지는 가장 기억에 남을 그런 폭포가 바로 "후카 폭포"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