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에서 스쳐가는 얼굴들
마음의 평화가 좀 찾아왔을때 긴장을 놓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출동이 있는데 바로 이미 돌아가신분들을 맞이하는 출동이다 그런 출동도 센터를 나설때 마음의 준비를하고 갈때는 그나마 대처가 가능하지만 생각지도 못한채로 현장을 맞이했을때는 그 충격이 오래간다
얼마전 경찰과 함께 출동한 대소롭지 않게 여겼던 신변확인 출동건에 나이 지긋한 노인 한분이 나뭇가지처럼 뻣뻣하게 굳은채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모습을 목격하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이들의 죽음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잊은줄 알았는데 생생하게 떠오르는 그때의 현장을 나는 애써 숨기고 있었나보다
누군가의 마지막 표정을 마주해야 한다는것을 처음에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쌓여온 기억들이 나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다 그때의 표정, 냄새, 눈빛은 그 근처와 비슷한곳을 지날때마다 평범한 일상속에도 불현듯 찾아오곤 한다 나이를 먹으니 약해지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