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그래도 살아야 한다

by Arche

오늘 아침 이른 새벽 중년의 남성이 세상을 떠났다. 한마디 말도 없이 기척도 없이 그렇게 떠났다. 그의 아내와 80이 넘은 노모는 목놓아 울며 그가 떠난 자리를 부정했다. 우리는 말없이 그 자리에 서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심장충격기의 패드를 먼저 간 이의 가슴에 붙이고 영혼이 떠나간 흔적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것뿐. 아내가 진정이 됐을 무렵 우리는 남성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일지에 작성한 후 경찰에게 사후 처리를 맡기고 자리를 떠났다.


귀소 중인 구급차 안에서 우리는 평소와 다르게 말이 없었다.


우리는 죽음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이다.

이번 달만 벌써 7번째다. 유독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많은 이가 세상을 등진다. 각각 저마다의 사연과 이유가 있겠지 하고 쉽게 넘길 법도 하지만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가족이 생겨서 그런지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젊을 때는 정말 아무렇지 않았다. 의료인이라면 되려 이런 거에 무덤덤한 게 프로페셔널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는 병마와 지루한 싸움을 하다가 돌아가고 어떤 이는 사랑하는 가족과 아침인사를 나눈 뒤 돌아오지 못했다.

사람은 정해진 팔자가 있는 건가 하고 생각했었다. 어떻게 살든 정해진 시간이 오면 사라지는 그런 팔자 말이다.

살리려고 온갖 발버둥을 쳐도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이는 정말 기적처럼 돌아왔다.


삶은 무엇일까


삶은 사는 일 또는 살아있음, 목숨, 생명으로 정의한다.

덧붙이면 순간 찰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삶은 현재 지금 순간순간이 모여 기억과 경험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순간들이 인생이라는 필름에 저장되어 한 사람의 역사가 된다.

죽음의 순간이 오면 그 필름은 허무하게 불타 없어지고 사라져 버리거나 묻혀버린다. 즐겁고 행복하지만 쓸쓸하고 차갑고 허무하다. 힘들지만 감동이 있고 아프지만 즐겁다.


요즘 세상에 주변에 물어보면 다들 힘들어 죽겠다고 하더라. 죽는다는 말이 입에 붙었다. 그만큼 힘들다는 거겠지. 자신을 놓아버리는 이도 있고 삶을 부정하는 이도 많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다들 가진건 당연하다 생각하고 가지지 못한 것만 쫒느라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죽겠다 죽겠다 하지 말고 “이만하면 살만하지” 하고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

갑자기 떠나버린 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 우리는 삶을 너무 하찮게 여기는 것 같다. 쉽게 생각하고 당연하게 주어진 것처럼 생각한다. 세상에 나올 때는 내 의지로 나오지 못했지만 세상에 나오고 지금까지의 선택으로 인해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 내가 누구이든 나는 자랑스러운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먼저 간 이들은 지금 당신의 삶을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이다. 단 하루라도 더 살 수 있길 바라겠지. 삶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 언젠가 찾아올 죽음 앞에 후회하지 않을 사람이 대체 얼마나 있겠냐 만은 적어도 사는 동안만큼은 힘들어도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가자. 힘들다 해도 하루 종일 힘들지는 않다. 그 속에서도 항상 작은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


기억하라

죽음은 언제 그대를 덮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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