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사는것이 아니야
동네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 신고를했다
"우리동네 저 아래 사는 사람이 며칠째 보이지 않아 확인좀 해줘"
별것 아닐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집앞에 도착했을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외관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국가유공자를 상징하는 간판이 집을 두르고 있었다
집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마치 정글 같았다
비가온 뒤라 질퍽한 흙길을 밟으며 집안으로 들어가야 했는데
코끝을 찌르는 강력한 향기에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집안
발딛을 틈없이 널부러진 라면봉지와 똥휴지 그리고 오줌냄새 섞인 악취는
사람이사는 집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상태였다
불안한 마음을 추스리고 발걸음을 안으로 옮겼다
저 모퉁이를 돌면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그때였다
"누구야?" "배고파 먹을것좀 갖다줘"
분명 사람소리였다
집이라고 말하기도 우스은 주방 구석에 사람이 누워있었다
그분은 스스로 유공자라 말했으며 방송에도 몇번 출연했다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 말로는 아들과는 연을 끊은지 오래됐다고 했다 아니 아들이 버렸다고 했다
방구석안에 널부러진 아들의 오랜 상장을 보니
온갖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손쓰기 역겨울 정도로 위생관리가 되지 않은 모습에 구토가 나올 지경이었으나
이대로 두면 분명 삶을 유지하기 어려워 보였기에 차근차근 상태파악부터 했다
불행중 다행인지 활력징후는 정상이었다
다만
그의 오른쪽 발가락이 문제였다
발톱이 들려진 그의 발가락은 썩어있었는데 당뇨가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장 한켠에 자신의 돈이 있으니 먹을것을 사 달라는 그는
아픔따윈 잊어버린것 같았다
어렵게 정글같은 쓰레기장 집에서
밖으로 그를 데리고 나왔을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의 썩어있는 발가락에는
수백마리의 구더기가 붙어있었다
발가락 속을 파고들어 있는 구더기는 야트막하게 꿈틀거렸는데 자세히보니
알인줄 알았던 촘촘히 박혀있는 그 형태는 달달한 당뇨발속에 달라붙어 살점을 갉아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세척을해도 떨어지지 않는 구더기를 기구로 조심스럽게 최대한 긁어내고
적당히 덮어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듣기에 몇번 군에서 구제를 위해 방문했지만
폭력적인 못습과 청소를 원하지 않아 돌아갔다고 했다
소방서로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잡곡밥속에 들어있는 곡물이 구더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애써 감정을 숨기고 밥을 씹어 삼켰다
다음을 위해 먹어야 힘을낼 수 있기에
..
여담이지만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위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출동을 나가보면 유공자분들을 자주 모시는데
그들의 삶은 녹록치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유공자의 희생이 지금의 나라를 만들었듯이
그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더 빛날수있도록 도움을 주고싶다
삶에 감사하자
우리가 누리는 것에 당연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