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구이

by Arche

생샌이라면 치를 떨었다


어린시절 할머니가 차려주신 우리집 밥상에는 늘 생선이 올라와 있었지만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선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않은데다 냄새조차 맡기 싫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떤 계기나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생선을 즐겨드시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보며 태생을 의심하기도 했다


가끔 제삿상에 오르던 찐 생선의 짠내가 역겨워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40년정도 살아오니

콤콤해서 냄새도 맡기 싫었던 생선냄새가 이제 제법 고소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아직까지 찾아서 먹진 않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다양한 반찬을 상에 내놓다보니

한입 두입 입에 대며 맛을보던게 적응이 되었는지 제법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오늘 저녁은 된장찌개를 끓였다

하원 후 아내가 간단하게 아이들을 씻기는 동안 저녁을 준비했다


어릴적 급식에는 된장찌개와 고등어구이가 세트로 종종 나오곤 했는데

그때는 거의 남겼지만 오늘은 깔끔하게 그릇을 비웠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젖어들듯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지금의 내모습도 영원하진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선을 싫어하던 내가 생선을 먹게 되는것처럼

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까


살아가다보면 마주치겠지

내가 모르는 내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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