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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수 Sep 17. 2016

월 1,000만 원 벌 청소년 모집

페이스북에 월 1,000만 원 벌 사람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아는 형이 부탁한 거니까 하는 거란다.

저러다 '중형'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전혀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청소년들은 꽤 많다. 다양하다. 재미있다. 감동 있다. 그리고 걱정도 있다. 많다.

하루에 열 가지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중에 다섯 가지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뭐지? 하고.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거린다고 해서 다 일일이 청소년에게 확인하는 건 아니다. 그러면 그들에게 '샌님'으로 소문나서 앞으로 소통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대부분은 그냥 참고 넘어간다. 하지만 정말 이상한 건 직접 확인한다.



 페**북에 게시물이 하나 떴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두 친구 녀석이 공교롭게도 같은 게시물을 페**북에 올렸다. "월 1,000만 원 벌 사람~남자만" 대체 뭘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월 1,000만 원을 번다는 거지? 더구나 청소년이. 댓글을 달아보았다.


"대장님도 벌고 싶다~"
"ㅋㅋ 대장님은 안됩니다~ 고등학생만 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지? 왜 나는 안되고 청소년만 된다는 걸까? 다시 그 친구에게 메신저를 보냈다.





월 1,000만 원을
벌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합법적인 일을 통해 월 1,000만 원을 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건 범죄다. 당장에 나의 머리를 스치는 단어들이 있다. '장기매매' '호스트빠' '빵 대리(대신 교도소 들어가는 일)' 이것 말고 청소년이 매월 1,000만 원을 벌 수 있는 게 있을까? 물론 이것도 추측이지 정확한 건 아니다. 요즘은 멸치잡이배도 청소년을 태워주지 않는다. 이미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어서.


결국은 아는 형이다.


아는 선배가 홍보 좀 해달라고 해서 한 것이지 홍보하는 게 처벌받는다는 건 몰랐단다. 이 또한 우리 동네 아는 형의 인적 네트워크 힘이다. 웬만해서는 사라지지 않는 우리 동네 아는 형들 때문에 청소년들이 범죄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청소년 대상으로 '섹스파트너' 모집이 유행이다. 입에서 입으로 소개되면서 좀 논다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단기간에 큰돈을 만질 수 있다고 음성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섹스'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가지고 즐기면서 돈을 쉽게 벌 수 있을 거라는 좀 노는 청소년들의 근성을 잘 이용한 범죄다. 그래서 성매매에서도 여학생이 조건만남 해서 검거되는 경우도 많지만, 최근에는 남자 청소년들이 보도방이나 호빠를 통해 적발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미칠 노릇이다.



방금 학생으로부터 메신저가 왔다.

선배한테 물어봤는 데 선배도 아는 선배한테 부탁받은 거라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인터넷으로 사기범죄를 모의중인데 총대를 매고 한 명 교도소 가는 대신에 사기친 금액 80퍼센트를 받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물론 정확한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죄송하다고 했다.


죄송할 게 뭐가 있을까? 몰랐다는 건 죄송한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줬다. 일단은. 글을 마치면 오늘 당직이신 강력반장님을 뵈러 갈 생각이다. 의논이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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