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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수 Mar 12. 2017

사모님 상대로 잠자리 알바예요

가지가지한다. 진짜. 남학생 노리는 성매매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이러한 내용을 보고도 내가 그리 놀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뎌진 건가? 맞아, 무뎌진 거다.


SNS에 올라온 내용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그냥 "참 잘했다. 이놈."이라고 중얼거렸으니까. 

고등학생인 이 학생은 1학년 때부터 알던 사이다. 학생회 간부였고 눈빛이 좋았고, 말투에 예의가 있었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반드시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은 친구였다. 하지만 그래도 1학년 때는 불안했다. 2학년 때는 위험했고 그리고 이제 3학년 올라와서는 달라졌다. 

"잘 생기셨어요~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당직날 아침, 

SNS를 하다 내 타임라인에 올라온 학생의 게시글을 우연히 보았다. 뭐지? "철벽남 인척 하려다 통수.."라는 제목. 그 아래에는 까똑 대화 내용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있었다.  내용은 학생을 상대로 이쁜 프사(프로필 사진)를 가진 여자가 성매매를 알선하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아주 대놓고 말이다. 다행히 선우는 대처를 잘해줬다. 일전에 '몸캠'과 관련해서 예방교육을 할 때 '깨똑'이나 '페메' 같은 경로로 모르는 사람, 특히 이뻐 보이는 여자가 말을 걸면 절대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한 적이 있었다. 



사모님 상대로 잠자리 알바예요
중계비용 10만 원 필요하고요


최근 들어 범죄자들이 청소년들의 SNS에 자주 기웃거린다. 여학생들보다는 남학생들에 편중되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여학생들은 안심해도 되느냐? 그런 것은 아니다. 비율면에서 그렇다는 거다. 요즘 들어 부쩍 많아진 '몸캠'도 그렇고, '렌터카'도 그렇고, 여학생들이 열광하는 '콘서트 티켓 사기'도 그렇고. 요만큼도 아이들에게는 '안전지대'가 없다. 젠장.


중계비용 10만 원이 목적인지, 아니면 정말 성매매가 목적인지는 확인된 바가 없다. 하지만 둘 다 청소년들을 치명적인 범죄자로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또 무엇보다 이러한 성범죄와 관련된 범죄에 연루되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왜냐하면 '신고를 하겠다'라는 말이 아이들에겐 아주 큰 위협의 꺼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성범죄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다행히 학생은 대처를 잘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유사한 유혹이 오더라도 이 학생은 절대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학생의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뻔한 농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개운하지 않았다. 만일 이 학생처럼 이러한 유혹이 들어온다면 청소년 중에 과연 단호하게 뿌리칠 수 있는 청소년들이 열 명 중 몇 명이나 될까?라는 생각. 희한하게도 범죄자들은 가정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친구들을 잘도 집어 내기 때문에.



열명 중 3명은 제안을 받아들인다.


나는 열 명 중 세 명은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생각이다.

혈기왕성한 고등학교 남학생들에게 가장 참기 힘든 유혹이 바로 폭력의 유혹, 성의 유혹 그리고 돈의 유혹이다. 더구나 가정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친구들일 수록 열명 중 현혹되는 인원은 더 많아질 것은 분명하다. 설마가 아니라 공식이다. 놀고 싶은데 돈이 없다. 여자 친구도 사귀고 싶은 데 돈이 없다. 좋은 것도 사고 싶은 데 돈이 없다. 그런데 쉽게 돈을 벌 수 있대. 할래 안 할래? 잠시 생각 좀 해볼게. 이런 풀이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외롭다.라는 생각. 

해를 거듭할수록 이 생각에 동조를 하게 된다. 겉으로는 외롭지 않아 보이는 데 막상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외롭다. 우리 아이는 전혀 외롭지 않아요 하는 부모님의 아이도 외롭고, 공부를 잘해서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듣는 아이도 사실은 외롭다. 그러니 어쩌겠어?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눈과 손이 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면 받아주지를 말아야 하는 데 아이들의 심리가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다주는 것 자체부터가 너무 좋은 데 어떡하란 말인가. 아이들에게는 쉽게 뿌리칠 수 없는 '말동무'이지 절대 그들이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득 학생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내 첫 키스를 아주머니한테 줄 수는 없지" 


정말 멋진 말이다. 하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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