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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수 Mar 28. 2017

청바지 동아리 5기를 공개 모집합니다.

 어느새 청바지 동아리가 다섯 살이 되었다

[청. 바. 지. 동아리]는 '청소년이 바라는 지구대'의 줄임말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구대예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른 뜻은 없다. 단지 2012년 당시 [청. 바. 지. 동아리]를 만들 때 내가 지구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 뿐이다. 


청소년 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종종 묻는다. 


[청. 바. 지. 동아리]를 왜 운영하냐고. 참 어려운 질문이다. 주변에서도 선. 후배들이 대단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지만 그래도 어떻게 자비를 들여 그런 동아리를 운영할 수가 있냐고 신기한 듯 묻는다. 그럴 만도 한 것이 1년 동안 [청. 바. 지. 동아리]를 운영하게 되면 평균 5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물론 그 비용은 순전히 내 주머니에서 나온다. 해마다 참여하는 인원이 200명이 넘는 데다 청소년들의 먹성과 활동성 그리고 무엇보다 반짝이는 창의성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청소년들의 생각을 실행에 옮기려면 500만 원도 사실 많은 금액은 아니다. 


두 아들 때문에 운영합니다.


사람들이 집요하게 물어보면 마지못해 내뱉는 말이 있다. 두 아들 때문에 운영합니다. 무슨 말인지 몰라 다시 묻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똑같이 이야기를 한다. 두 아들 때문에 운영하는 거죠. 이 말 외에 사실 구체적으로 [청. 바. 지. 동아리]를 운영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란 어렵다.  


게다가 대체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주고 싶어서 [청. 바. 지. 동아리]를 운영하는 건데?라고 물으면 나는 또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청소년들에게 좋은 인성과 학창 시절 다양한 경험 그리고 청소년들만이 가지고 있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끄집어 내게 해서 그들의 생각으로 그들이 청소년을 지킬 수 있도록 캠페인을 만들어내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결국 이러한 경험은 청소년들이 대학을 가고 취업을 했을 때 정말 값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내 속마음이다. 


 [청. 바. 지. 동아리]를 거쳐간 친구들이 천 명이 넘는다.


 [청. 바. 지. 동아리] 1기 친구들은 어느새 군대에 입대하여 제대를 앞두고 있고, 여학생들은 어느새 졸업반을 앞둔 어여쁜 숙녀가 되었다. 그리고 나 또한 흰머리가 수북이 쌓일 만큼 쌓여 이제는 도저히 염색을 하지 않으면 아저씨가 아니라 할아버지 소리를 들을 정도다.  


그런 [청. 바. 지. 동아리]가 어느새 다섯 살을 먹었다. 지난 4년 동안 [청. 바. 지. 동아리]의 시스템을 보면, 회장 중심으로 각 학교를 대표하는 '일꾼단 체제'를 유지해 운영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시스템에 문제가 보였다. 200명이 넘는 청소년들을 정작 운영하고 있는 내가 모른 채 한 해를 보낸다는 것이다. '일꾼단' 제도가 낳은 큰 단점이었다. 많은 인원을 운영하려면 분업화하는 게 맞다. 역할의 재정립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지난 4년 동안 지겹도록 느꼈으니까. 


하지만 청바지 동아리 5기는 '소통'을 택했다. 


그리고 인원도 대폭 줄였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정말 [청. 바. 지. 동아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열정적인 친구들을 선발하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청. 바. 지. 동아리 5기] 공개 모집. 게다가 '회장'제도도 바꾸었다. 기존 한 명의 회장 체제에서 남. 여 회장 체제로 전환하여 직접적으로 회원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거리를 가까이 두도록 했다. 물론 회장은 고등학교 3학년 남, 여학생이다. 지난해 가장 활동이 좋았던 일꾼단 중에서 두 명을 선발했다. 


인원이 얼마나 모집이 될지는 솔직히 중요하지 않다. 인원이 너무 많다면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과감히 정해진 인원을 맞추는 데 노력할 것이고, 의외로 조건이 맞지 않아 지원한 인원이 턱없이 적다면 적은 대로 의미 있게 운영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올해는 또 어떤 청소년들을 만날까?라는 설렘이 있고, 또 어떤 감동을 만들어 나갈지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이 두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이 마음은 바로 청소년들을 대하는 기본자세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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