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바구니의 비밀

A List of Gratitude

지금 여기 시원한 바람 아래 글을 쓴다는 것.
꿈이 있다는 것. 희망을 바라는 것. 내일은 하늘이 맑게 갤 거라는 낙관.
새가 지저귀는 소리. 아름다운 음악. 그 모든 것들을 듣는다는 것
아침, 그리고 밤, 다시 새벽이 온다는 것.

계절이 지나간다는 것. 또 다른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한다는 것.
포근한 겨울옷을 떠올려본다는 것. 철 지난 옷들을 꺼내어 정리를 한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 너와 있다는 것.
너의 숨결, 그리고 너의 체온.
아팠던 새끼손가락이 낳았다는 것, 새로운 손톱이 자라난다는 것.
늘 들려오는 친근한 목소리가 변치 않았다는 것.

새로운 만남의 설렘이 아직 기다린다는 것.

주위 풍경이 변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변치 않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
매일 갈 곳이 있고, 매일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
너를 그리워할 수 있는 사랑.
날이 저문 줄도 모르게 살았던 나의 열심.
내일은 더 잘 살고 싶어 부렸던 욕심.
가슴이 평온으로 가득 차는 시간,
마음의 작은 요동들.

세상이 있는 모든 색보다 더 다채로운 감정들만큼

깊어지는 삶,

가고, 오고, 떠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자유.
시간, 나의 시간, 이 시간.

Comparison and Envy

비교할 것이 많은 세상이다.

심지어 나와 같이 뛰놀던 사촌동생이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는 소식도, 축하보다는 약간의 질투가 스친다. 언제나 보이는 핸드폰 속 딴 세상은 나와는 먼 세상 같아서 약간은 우울해질 때가 있다.
그게 인간이다.

하지만 어떤 것도, 내가 지금 행복할 수 있는 이 시간을 빼앗을 수는 없다.
주어진 작은 시간, 갖가지 사건, 이 사람 저 사람, 무너지고 세워지는 과정.
그 모든 것을 그대로 품을 수 있다면, 내게 주어진 짧은 생을 결코 불행하게만 살지는 않을 것이다.

Simple Ways to Be Happy

핸드폰과 떨어져,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기.
무언가를 증명할 필요 없이,
그대로 괜찮은 세상에서 나를 고요히 바라봐주기.

Reasons to Be Happy

봄이 되고,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될 때—
다음 계절에 대한 작은 기대와 희망이 있다면,
그건 이미 행복이다.

다음 계절에 만나자는 기약이 무색한 이별도 있으므로.

우리에게 주어진 공평한 선물.
지금, 하루, 한 달.
그 시간을 나를 사랑하는 시간으로 채운다면,
나는 내 행복을 남에게도 선물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마법 같은 행복바구니의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