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만 하는 길은 없었다

by 미누


길을 걷다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한동안 서 있었다.

이 골목을 돌면 또 다른 골목,

이 길의 끝에는 또다른 길.

어떤 길에는 사람들이 걷고 있고, 어떤 길에는 사람들이 없다.

어떤 골목에는 한무리의 학생들이 서성대고, 어떤 골목은 가로등만 서 있다.

글을 쓰려다 말고 길을 나섰다.

어떤 길을 갈지 몰라 글을 썼다.

글을 쓰다보니 길을 걷게 되었다.

사람을 만나다 보니 너를 만났고.

너를 만나다 보니 사람이 좋아진 것 처럼.


가야 하는 길은 없었다.

만나야 하는 사람도 없었다.

이뤄야 할 꿈도 없었다.

그러나 난 가야할 길을 갔고,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났고, 이뤄야 할 꿈도 이뤘다.

물이 흐르듯 살다보니, 내 인생에도 작은 개울이 터지고, 개울이 호수를 이루고, 호수가 강을 이뤄, 결국 바다로 갔다.


내 인생이 바다처럼 넓지 않더라도 좋다.

나의 인생은 꼭 나처럼.


작고, 아담하고 이색의 향기를 담은

꼭 나만큼의 잔을 소복히 채운 행복.

아름답고 행복한 나의 길을 만들어나가는 내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