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조금은 알아

by 미누

진짜 아프지 않고서야,
어떻게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겠어.


숱한 밤 외롭지 않고서야,
어떻게 외로움을 알아줄 수 있겠어.


이해는 머리 말고,
가슴이 시켜야 하는 법.


가슴은 머리처럼 똑똑하지 못해서
거짓말을 못하는 거래.


그래서 세상은 아픔을 필연처럼 허락하나봐.


이제 나는 너의 눈물을 알아.
모두 다 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네가 울 때는 조용히 함께 울어줄게.
나도 나의 눈물을 꺼내어,
너의 어두운 밤에
작은 촛불을 켜둘게.


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기 위하여,
절뚝 절뚝 절름발이 행색으로
묵묵히 걸어왔을까.


높은 곳, 화려하게 내려다보던 벚꽃잎이
무자비하게 떨어져
처량하게 바닥에 짓이겨 사라지듯,


우리 모두 다 빛났었고,
그리고 우리 모두 다 처량도 했었지.


누구나 피고, 누구나 지는 걸.
그래서 네 아픔을 조금 알아.


모두 다 알지는 못해도,
내가 아팠던 만큼 조금은 더 따뜻해진
내 이해의 온도로,


나는 너의 울음을 조금은 알아.
조금은.






위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롯이 아팠던 사람이 아닐까.


아픔없이 아픈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인간은 저마다의 고개를 넘어온

작은 전사들.


전사들이 또 다른 전사들을 만나

저마다 넘어온 고개만큼의 이야기를 나누는

온정의 밤.


그렇게 따스해지는 밤이 있다.

‘내 아픔에도 다 이유가 있었구나.’

‘이렇게 아파 눈물을 흘리고픈 사람에게 손을 내밀라고 그랬구나.’


나의 아픔을 아픔으로만 이해하지 말고,

이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처를 알아주고 덜어주는 이해의 도구로 생각하면, 그 또한 의미가 새로워 지는 법이다.


누군가가 그랬다.

행복은 오직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그러니 고통은 결국 행복을 위한 지렛대같은 거라고 정의내려도 될까.


너의 지렛대가 더 단단해 지고 있는 중인 거라고 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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