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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별의 궤도찾기

by 미누

미운 오리 새끼의 이야기처럼

나도 그런 부류가 아니었을까


주류에 속하지 못한 비주류의 새처럼

나는 부질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니었을까

어디에도 나의 집은 없었고

어떤 것도 나의 궤도가 아니었어


궁극의 궤도란 없을 지라도

안전한 궤도에 들어설 때까지


어쩌면 이렇게 계속

어딘가에도 속하지 못할지도 몰라.


난 끝끝내 어디에 속하려고 애썼지

그러던 작은 별이


언제부턴가

자기만의 비행을 시작했어.


낮고 천천히 그러나

결코 쉬는 법이 없어.


작은 별의 궤도는

어디에도 없었기에


속도 35, 방향 39


미세한 떨림에도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움직임


거대한 우주의 보물을 캐러

비행하는 보물선마냥


작은 별은 신이 나서

달려가.


드디어 너의 궤도에 안착하기까지

그리고 또 너의 궤도를 찾으러 갈 그때까지


너보다 새로운 것은 없었고,

너보다 더 특별한 것도 없었지.


그게 바로 너.


미운 오리 새끼였던

세상에는 없었던

상상속에나 있었던

그런 작은 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자기만 이상한 괴물이 아닐까 하고 상상해본적이 있지 않을까.

나만 다르고, 그래서 어디에도 속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무서운 예감이 덮칠 때도 종종 있지 않을까.

나는 그랬다.

웃고 떠들고, 차와 술을 나누어 마셔도 결코 깊은 마음을 나누지는 못할 것 같은 고독.

결국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


그런 마음도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모든 불안이 싹 살아진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안함 속에서 자신의 궤도를 찾아가는 여정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수없는 동시대인들의 여정 중 단 하나도 같은 것은 없다.

나의 여정도 마찬가지라서 독특하고 이상할지라도, 그러함으로 진귀하고 그래서 결국 내 것이다.


내 것인 삶을 살아야겠다. 누가 뭐래도.

나의 궤도에 맞추어서 사는 것.


당신은 어떤가. 당신도 자신만의 궤도를 찾아 떠나는 즐거운 모험가이기를.

그래서 우리 언젠가 만나서 술과 차를 나눌 때 마음 속도 꺼낼 수 있기를.


그런 나이기를.

그런 너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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