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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osh Mar 18. 2021

결코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라

회피하는 삶에서 책임지는 삶으로


2020.11.11 말씀묵상


[대상6:1] 레위의 아들들은 게르손과 그핫과 므라리요


레위의 계보가 이어진다. 레위는 자신의 혈육인 자매 디나의 사건으로, 많은 피를 흘린 자다. 그래서 그 돌이킬 수 없는 죄로 인하여 거룩한계보를 잇기에 자격이 불충분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레위는 회개하고 돌이켰고 자격이 없음에도 자손 대대로 제사장의 직분을 받아 이어가게 된다.


복음을 받은 나는, 이 귀한 복음을 누군가에게 흘려보낼 수 있는 자격이 한참이나 부족한 사람이다. 지금 이렇게 묵상을 하면서도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볼 때에,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하나님 앞에 결단하고 복음을 위해 자신의 사명을 선언하노라면 항상 무거운 부담감에 짓눌려 이내 곧 무기력해지고 마는 자기자신을 끊임없이 마주한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개한다. 하나님이 나를 사용하실 수 있도록 정결한 그릇이 되기를 바라면서. 하나님은 부족한 자의 진홍같은 죄악을 사하여주시며 그를 제사장 직분에 임명하신다. 이게 하나님나라의 놀라운 원리다.


이스라엘에는 열두지파가 있다. 그 중에서도 레위는 제사를 담당하는 하나님의 기업으로 선택받는다. 제사장의 직분을 받은 레위지파는 자기자신 뿐 아니라 나머지 열한지파의 죄악과 그들의 거룩, 하나님앞에서 사명을 책임진다. 책임은 무거운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서로의 삶을 결코 책임지지 않으려 원자화된 개인으로 살기를 자처한다. 책임의 소재가 명확해지면 비난을 피할길이 없고, 그것은 사회적으로 매장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기 떄문이다. 그것이 두려워,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는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거룩한 사명을 기꺼이 담당하려 자기 몸을 거룩한 제사로 드리는 자들의 것이다.


나는 다른 영혼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인가? 결코 그럴수없다. 나는 나 하나만의 인생을 책임지고 이끌어나가는데도 에너지가 턱없이 부족하다. 의지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근히 살아간다. 근데 거기에 더불어서 나에게 맡겨주신 영혼들의 삶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니. 그 누가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신다. 너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가끔 내 스스로의 모습이 괴로워서 모든것이 미워보일때 하나님을 원망하곤 했다. 왜 나를 구원하셔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십니까. 다 포기하고 그냥 방안에서 혼자 썩고 싶은데, 그럴수 조차 없게 만드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나는 많은 것 바라지 않고 그냥 나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방안에서 만화나 게임이나 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왜 나를 때때마다 은혜받도록 하시고 감동하게 하시고, 하나님의 부르신 길이 아니고서는 무기력과 공허로 좌절할 수 밖에 없어 다시 삶을 생산적으로 일으킬 수 있도록 만드십니까. 그렇게 되뇌곤 했다. 나는 밝은 빛이 싫었다. 그저 잠들고만 싶었다. 나를 위한 이기적인 삶을 계속해서 존속하고, 그 누구의 비난도 받아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너는 혼자가 아니다. 우린 연결되어있다. 하나님의 사명안에, 예수그리스도께서 보이신 사랑안에서 우린 모두 연결되어있다. 그것은 물론 나의 죄나 실수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뜻도 된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고 그에게 살아갈 희망과 이유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난 받는 것이 싫어서 삶의 두근거리는 이유조차도 포기하려고 했던 나의 생각을 돌이켜 깨우시는 주님이었다. 그래 아직 나는 설레기보다는 두렵다. 이렇게 고백하는 나의 삶이 어떻게 또 처참해질지, 모르기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일어선다. 다시 고백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을, 나의 이웃을 위해 기꺼이 섬김을 감당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노라고. 그를 위해서 나의 무릎을 일으켜 좌절에서 돌이키고, 죄에서 돌이키고 사랑을 나누는 삶을 향해 걸어갈 것이라고. 그리고 나에게 삶의 이유를 제공해준 영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주님이 나를 보호하시고 키우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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