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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osh Mar 28. 2021

나를 먹이시고 입히시는

너룰 존재케 하신 이를 따라갑니다

2020.11.30 말씀묵상 


[대상17:7-8]

7 또한 내 종 다윗에게 이처럼 말하라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처럼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목장 곧 양 떼를 따라다니던 데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삼고

8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 모든 대적을 네 앞에서 멸하였은즉 세상에서 존귀한 자들의 이름 같은 이름을 네게 만들어 주리라


다윗을 존귀한 이름으로 세우신 이는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성경의 짧은 구절들로 다윗의 생애를 지켜본 바 있다. 그는 본래 양을 치던 사람이었다. 그가 들에서 양을 칠때 하나님이 그와 함께하셨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하나님은 세상의 관점에서 다윗이 아무것도 가진게 없을 때부터 그와 함께 하셨다. 그리고 그분의 계획을 준비하고 계셨다. 이스라엘을 통치할 새로운 왕조의 준비를. 이 말씀이 전개되고 있는 배경은 이미 다윗에게 일어날 일들이 거의 다 일어나고 다음 후사가 세워질 당시다. 우리는 모든 일들이 일어난 그 후에야 과거를 되돌아보며 그 의미들을 곱씹는다. 순간순간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해오셨으며,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느끼는 그런 순간.


우리는 과거를 돌아볼 순 있지만, 현재밖에는 살아낼 수 없다. 즉, 오지않은 미래를 볼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에게는 인간에게 적용되는 시간의 법칙이 무의미하다. 그 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눈 앞에 동시에 두고 주관하신다. 그런 하나님 앞에 인간의 삶은 어떻게 보일까. 우리는 신이 될수없는 나약한 인간이지만, 역사의 힘을 빌려서 잠시 그런 시선을 가져볼 수 있다. 한 인간의 생애를 지도 펼쳐 보듯 눈 앞에 두고 보는 것이다. 다윗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 많았다. 다윗은 양을 돌보면서 과연 이스라엘의 전무후무한 왕위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완전한 관전자의 입장에서 이 이야기는 흥미롭게만 보인다.


다시 나의 삶으로 돌아온다. 다윗이 하나님을 택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다윗을 택하셔서 그에게 사명의 삶을 걷도록 하셨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나를 택하셔서 이 자리에 있게 하셨다. 요 근래에 나의 인생에 대한 고민을 많이했다. 나의 미래 밥벌이와 경쟁력, 내가 준비해야할 모든 것들 등의 현실적인 고민부터, 해결되지 않는 영적인 문제를 놓고 씨름하는 고민까지.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존재케 된 인간이라는 자아에 대한 각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스스로 깨달은 건 물론 아니고, 주일 설교말씀을 통해서 였다. 역시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 나에게 내 삶의 주권이 쥐어져있는 것이 너무도 당연해 보이지만,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 그런 삶이 결국 가져다주는 것은 하나님을 등지고 맞이하는 잔혹한 심판이다. 특히 나는 나의 너무나도 어려웠던 영적인 문제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무거운 죄악이자, 내가 붙들고 있는 한 하나님앞으로 절대 나아갈 수 없는 그 죄악을.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계속해서 스스로 이건 죄가 아니라고 타협했던. 그것을 내려놓기로 결단하자 다른 것은 안보이고 오로지 그 실천을 하는데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있었다. 여태 나를 하나님앞으로 데려가지 못했던 죄의 장벽은 그것으로 너무 두껍게 나를 옭아매고 있었기에.


사실 나도 나의 죄를 품어안고 사랑하고 있었다. 하나님을 등지게 되더라도 상관없었다. 내 만족에, 내 음란에 그것은 너무나도 필요한 무엇이었다. 그러나 용납될 수 없는 죄였다. 내가 이 죄를 주님앞에서 포기하고 난 다음, 내가 후회할 무게에 대하여 생각하면 너무도 아득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존재케 하신 분, 내가 선악을 구분하고 나의 죄를 정죄하지 않는 나 자신의 심판자가 되는 것은 너무도 오만한 죄악이다. 하나님은 나를 존재케 하실 때부터 그런 권한을 허락하신 일이 없다. 믿음이 없으면, 내가 바라보는 앞길에 나의 유익을 우선시해서 무조건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그러나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내 삶이 하나님앞에 얼마나 초라한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주님의 손길 앞에 죄를 감추고 그것을 붙잡아 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무지하고 어리석은 판단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놓아보기 전까지는 절 대 알수가 없다.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나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다윗의 왕조와 그리스도의 왕위를 계승할 때 까지 보존하시길 원하신다.


다른 세상사람들과는 다르게 나는 주님앞에 확실한 음성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내 인생의 이유는 예수그리스도라고, 그분이 회복시키는 영혼이 충만한 삶에 내 모든 영광과 호흡이 깃들어 있다고. 그것을 믿게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 이전에 내가 붙들고 놓지 못했던 나의 죄악들로 부터 한결 자유함을 얻고, 내가 할 수 있는 사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나의 자주권을 내려놓고 스스로 하나님앞에 속박됨으로 써, 나는 그리스도의 보혈아래 안전한 사람이 된다. 복음은 귀중한 것이다. 복음은 생명을 살린다. 하나님은 다윗을 친히 자식처럼 기르셨듯이, 나역시 지금 이순간 기르고 계신다. 잘못을 좌시하지 않으시고 엄벌하시면서 나를 깨닫게 하신다. 죄로 가로막힌 허물을 모두 헐어내시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묵상하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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