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_엄마가 되려는 여자아이들_
자폐소년은 굉장히 답답한 친구였다
자기표현에 서툴렀고, 그나마도 남자아이들이 아닌 여자아이들 앞에 서면
사고 회로가 거의 정지되다시피 했다.
왜 그랬을까? 긴 머리 사람은 늘 어렵다.
하고 싶은 말은 입에서 맴돌았고,
소통을 져버린 채 많아진 생각은 무거워져
행동을 느리게 만들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또래 여자아이들은
엄마처럼 잔소리를 해댔다.
“아유, 넌 행동이 왜 그렇게 느려?”
소년의 머리 위에서 여자아이들은 춤을 추었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들의 머리 위에서는
활발한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들이 춤을 추었다.
위계구조의 최하위층에 들어선 소년은
어떤 열패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그저 여자들이 무서웠다.
너머에 있는 존재.
그게 소년이 본 여자라는 존재였다.
그들은 소년의 엄마라도 된 듯,
답답함에 치를 떨며 목소리를 높였으나
한편으로는 그것을 즐기는 게 아닐까 소년은 생각했다.
소년은 손바닥 안의 잼잼이가 된 기분이었다.
공상으로 뒤범벅된 소년은 가만히 있어도 교실에서 이방인이 된다.
더 나아가 여자라는 존재를 생각하고 눈 앞에 마주할 때면 우주인이 된다.
이방인을 넘어서서 지구 밖으로 튕겨나간다.
자기 존재에 대한 낯섦은 극에 다다르고 어느새 대기권을 스르륵 이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