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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woo Kim Apr 27. 2020

서비스디자이너가 읽어본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가볍게 읽는 1-2분

브런치를 시작할 때, 능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책 리뷰 관련 좋은 글들도 많아서 책 리뷰는 안 하려고 하였지만... 최근에 재택근무 동안 좋은 책을 선물 받아 읽으면서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많은 책을 읽으면서 이를 공유하고자 글을 써봅니다. (책 리뷰를 합니다 를 이런 식으로도 써 봅니다.)



이제 육신을 가진 동료 외에 디지털 동료와도 함께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더 많이 '접촉'할 경우 이상한 종류의 외로움이, 군중 멀미(Crowd-sickness)를 느끼는 한계선에 도달한다. (52)


현대인은 역사상 가장 많이 관계를 맺는 인간이 되었지만 고립을 막아주는 어떤 대비책도 갖추지 못한 것 같다(54)


홀로 있음이란 절대로 군중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이 아니다.(63)

나 스스로도 홀로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글들이 이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하나의 매개로 사용되고 있다.


자발적 디지털 노예(90)

오늘날 많은 서비스 제공자들은 루딕 루프(즐거운 게임, 반복적 행동 패턴을 통해 새로운 목표가 계속 설정되는 게임)를 설치하여 제공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우리는 기본적인 충동을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mojidick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채팅에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보다는 의도나 느낌을 전달하는데 더 목적을 두는 것은 아닐까?


이모티콘은 우리의 개인적 목소리는 긁어내버리고 그 대신에 감정의 한정된 쇼핑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고유한 화법을 포기하고 대중오락이 주는 공통의 스타일을 따라 하게 된다(121)

우리는 갈수록 틀에 박혀 살고 싶지 않아 하지만 기술적 Boundary 그리고 서비스의 주어진 Category & Frame 속에서 만의 자유를 느낀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소셜 네트워크(Twitter, Facebook, Instagram... Youtube, Afreeca)의 발달 또한 우리가 가진 생각을 자유롭게 주변과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들이 좋아하는 프레임 속에 우리를 맞춰서 노출하기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사라지는 목소리들(122)

알고리즘을 통해 패턴을 찾아 이를 강조하거나 증폭함으로써 새로운 아트를 만든다는 '딥드림'은 더 이상 근본적인 새로움은 만들지 못한다. 흔히 말하는 인공지능이 정말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선택의 패러독스: 사람들은 선택지가 많으면 더 자유롭고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풍부한 선택지를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 선택지의 홍수는 해방보다는 마비를 낳고 있다. (141)

오늘날 우리는 콘텐츠의 시대에 살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내가 필요할 때에 나의 선호도에 맞게 매핑해준다. 하지만 넘쳐나는 콘텐츠의 공해 속에 아이러니하게도 이제는 어떤 것을 걸러내야 하는지 나만의 필터가 필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공해는 넛지, 군중심리란 의 이름과 원리 아랫사람들을 컨트롤 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 -> 우리가 좋아하는 것 -> 누군가가 좋아하는 것 (146)

어쩌면 이러한 큐레이팅에 의해 알고리즘적 한정된 프레임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통계에 근거한 정보를 누가 부정하겠는가? (147)

데이터, 그리고 별, 좋아요, 숫자는 오늘날 사람들을 더 쉽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신탁과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구글만 있다면

오늘날 내가 내 의지대로 하는 것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차 시간에 맞춰서 알람이 나를 부르고, 차는 네비에 따라 움직여서 가고, 점심메뉴는 앱에서 인기 있는 식당의 잘 나가는 메뉴를 골라서 먹고, 커피는 새로 나온 시즌 메뉴를 마신다. 집에 오는 길에 앱에서 알아서 스트리밍 해주는 음악들을 들으며 걷다가 길거리에서 파는 순대 트럭의 냄새에 이끌려 순대를 샀다. 순대 하나는 내 의지대로 산 것 같은데 맞을까?


마셜 맥루한이 말한 것처럼 도구는 인간의 인식을 마비시키는 힘을 가졌다. (157)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렌즈는 점점 더 흐릿해지고 있다.



건축을 공부하면서 공간 안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화면을 만들면서도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에, 서비스를 디자인하면서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면서 공부를 하고 일로 삼아 일을 하고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 옳은 일일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내가 일하면서 선택하는 것들에 대해 고민을 한 번 더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얼마 전 글에도 Envision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5년 전 Envision 공부를 처음 시작할 당시, 지도 교수였던 Ronald Jones는 Design of Ethics를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앞으로 기술에 의해 정말 많은 것들이 생각지도 못하게 바뀔 것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Ethics를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학교에서 두번째 학기 수업은 나만의 Ethics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소개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책에는 더 좋은 내용이 많고,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니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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