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가 날개를 펼치는 모습.
그 과정이야 말로 참 아름다워서 찍은 동영상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고 정지해서 보고 계속 보았다. 신비스러운 창조물이다.
백조는 가만히 물 위에 떠 있는 모습 자체로 눈길을 끌지만 한 번씩 날갯짓을 할 때 넓고 큰 날개를 펼치기 위해서 자신의 몸보다 크게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서 수천 방울의 물을 튀기는데, 그때 주변에 그려지는 물방울의 흔적과 모양, 시원하게 쭉 뻗으면서 순간적으로 솟아오르는 엄청난 힘을 볼 때 그 과정이 어찌나 우아하게 느껴지던지 결국 백조를 삼십 마리나 그리게 되었다.
이번 프라하 여행의 뮤즈는 백조.
하얀 생명체가 돋보일 수 있도록 대비되는 검정 종이에 그려보았다.
-2016.12
정말인지 태가 아름답다.
*태:모습, 모양, 상태, 형태, 태도, 몸가짐, 몸짓, 생김새
이것은 오직 백조만을 위한 단어 같다.
백조를 보는 날에는 늘 그림의 대상이 된다.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초가지붕 같은 포근한 곡선의 몸집, 작지만 콕 박힌 샛노란 부리는 화려한 금괴를 연상시키고, 까만 눈은 그에 달린 조그만 자물쇠 구멍 같다.
어쩌면 그를 열어 볼 찾을 수 없는 열쇠는 강가에 숨겨 버렸는지도 모르지.
-2017.11
백조를 본 날에는 그들의 아우라에 이끌려 그림으로 그려낸다.
눈송이처럼 하얀 그를, 밀가루처럼 새하얀 백지 위에 오물조물 버무려내고 싶거든. 내 마음도 하얗게 정화되는 것 같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