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날의 후회

가시처럼 박힌 말, 그 뒤늦은 후회

by 동그리

여느 때와 같은 주말 오전,

나는 전날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후유증으로 인해

자꾸 감기는 눈꺼풀을 연신 바짝 뜨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 걸까 눈을 뜨자마자 걸려오는 아빠 전화의

담긴 내용을 들으며 나는 불편한 내색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니 무슨 반찬을 사러 지하철을 타고 시장을 다녀와요"

"그냥 동네 반찬가게에서 사면 안 돼요?"


분명 어제 무리한 건 나인데

그로 인해 방금 눈뜬 건 나인데

애꿎은 아빠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조금 더 저렴하니 시장에 가서 사는 거잖아"

"아빠, 엄마는 매번 사러 갔는데 그렇게 말하면 속상해"


순간 아차 싶었지만

그때의 난 이성보단 감정이 앞서있던 어린아이의 불과했다

"네 죄송해요" 상황을 무마하려 툭 내뱉은 한마디

그래서 그런지 전화를 끊고도 한참을 씩씩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한 아빠의 얼굴

내가 했던 행동과 언행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 얼굴이 붉어졌다

괜히 마주치기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씻고 황급히 방으로 들어왔다


시간이 흐른 뒤 같이 시장을 가기로 한 언니가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가지 못하게 되어

아빠와 둘이 시장을 가게 되었다


죄송한 마음에 연신 눈치만 보며 창밖을 내다보고 있을 때쯤

아빠가 말문을 열어주었다.

말문이 열린 뒤 언제 그랬냐는 듯

아빠와 나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웃으며 반찬을 사고 있었다


삐뚤어진 마음을 바로 잡으며 시장을 둘러보던 중

시장을 걸어 다니는 아이들에게 웃으며

뻥튀기를 나눠주고 있는 한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 따스한 마음에 악의 없는 웃음

그 마음이 아이들에게도 느껴졌는지

행복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시장이었다


그 장면을 눈으로 조금만 더 담을걸

왜 그리 급하게 발걸음을 돌렸는지

그토록 가기 싫었던 시장에 와

시장의 정겨운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나니

오늘 내가 했던 모든 행동들이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그냥 즐겁게 다녀올걸

웃으며 다녀온다고 말씀드릴걸

왜 가시 같은 말로 아빠 마음에 상처를 냈을까

자꾸만 마음속에서 그 장면을 되감고 있었다.


한 번 흘러나온 말은 다시 담을 수 없고,

금이 간 마음은 마치 깨진 그릇처럼 온전해지기 어렵다.

나는 오늘도 그 말을 곱씹으며, 조용히 하루를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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