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니 서툴러도 괜찮아
내 나이 열여섯
남들보단 조금은 빠르게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나보다 2년 인생을 먼저 살아가는 언니가,
부모님의 용돈을 받지 않고 본인의 힘으로 원하는 것을 하는 언니가
제법 멋있어 보였나 보다
하지만 나를 사회에 내보내기까지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는 나이라 생각했던 나는
사회에선 생각보다 보잘것없는 어린아이였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전화를 한 곳에서는
“이미 뽑았어요”
“미안하지만 고등학생부터 가능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 한마디가
그땐 왜 그렇게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혔는지
“나를 원하는 곳은 없는 건가” “나도 잘할 수 있는데”
처음 느껴보는 좌절감이었다
희망차게 수첩에 적어둔 알바 리스트에
빨간 줄만 가득 채워지고 있었던 그 순간
마른땅에 단비 같은 한마디를 들었다
“괜찮으면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곳에서 일해볼래?”
왠지 모를 우울감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창밖만 보던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언니가 건네준 한 마디였다
그 한마디로 인해 나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설렘반 두려운 반으로 언니 뒤꽁무니만 열심히 쫓아
도착한 나의 첫 아르바이트 장소
“이제부턴 같이 있을 수 없어”
“각자 흩어져서 오늘 네가 배정받은 업무를 하면 돼”
설렘 가득하게 들어온 이곳에서
나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은 것이다
처음 오는 공간, 처음 입어본 근무복, 처음 차보는 무전기까지
새로운 것 투성이인 이곳에서 오롯이 혼자 모든 걸 해 나가야 한다니
“내가 원하던 건 이게 아닌데”
“도망갈까”
“못한다고 해야 하나”
수십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그 순간
“권민영 씨”
낯선 사람에게서 들려오는 내 이름 세 글자
이 소리를 들으니 비로소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 나 일하러 왔지”
혼란스러운 마음을 간신히 진정시킨 후
그렇게 부모님의 둘째 딸,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아닌
수많은 아르바이트생 중 한 명으로 내 하루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