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글몽글 육아일기
우유를 먹는 아기의 입냄새는 달콤하다
냄새라는 단어가 맞지 않을 정도로 달콤하다
입향기라고 해야 할까?
처음 아기가 태어났을 때는 감히 아기의 입술에 뽀뽀를 할 수 없었다
뽀뽀를 하면 깨끗한 아기에게 병균이 옮을 거 같은 느낌 때문에 두려웠다
그래도 뽀뽀를 하고 싶어 초록창이나 맘카페에 뽀뽀를 언제쯤 하는지, 하기는 하는지 검색해 보곤 했다.
검색해 보면서도 우스웠다. 내 자식에게 뽀뽀하는 거를 검색해 보다니
댓글들에서는 아기가 유치원 다닐 때까지도 안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기의 건강을 위해.
그런 댓글들을 보며 아직 이렇게 어리고 면역력이 낮은 아기에게 뽀뽀하고 싶다는 나의 이 욕구가 아주 불순하게 느껴졌다.
우유를 먹고 나서의 달콤한 아기의 입냄새에도 꾹 참았다.
그러다 결국 100일 전에 자의 반 실수반으로 입술이 스쳤다. 두근!
사실 뽀뽀야 입술이 부딪치기만 하는 건데 뭐가 그리 좋겠냐 싶은데
그 작고 보드라운 얼굴에
그 작고 귀여운 입술에
아주 살짝 닿는 건데 바로 중독됐다.
끊을 수가 없다.
한번 시작하니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아니 도대체 그 조그마한 몸은 그 조그마한 입술은 그 달콤한 냄새는!
애초부터 뽀뽀를 참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걱정을 접고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하자!!!라는 마음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뽀뽀를 한다. 어차피 아기가 커서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싫어! 안 해!'라고 거부할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고 그러면 못하게 될 테니 할 수 있을 때 하자는 마음으로.
어차피 36개월까지는 사랑을 많이 받아야 하는 시기 아닌가? 그러니 마음껏 표현하자!! 라며 나 좋을 데로 결정했다.
그런데 아기는 내가 뽀뽀하려고 하면 기분 탓인지 열심히 고개를 돌리거나 도망갔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더 빠른걸.
하고 싶을 때 쪽! 뽀뽀하고 '싫으면 빨리 커라~'라고 웃으며 말한다.
처음에 내가 아기한테 입술 뽀뽀했다고 고백했을 때 남편이 극혐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었더랬다. 그렇지만 남편도 뽀뽀의 매력에 빠진 뒤에는 나랑 별반 다를 바 없다.
아기가 너무나 소중하고 소중해서 뽀뽀에도 수많은 고민을 했던 시절.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하자!
생각보다 마음대로 뽀뽀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어차피 내가 안 해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가면 마음에 드는 친구랑 뽀뽀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