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육아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리 Jun 16. 2023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는데도 시간이 없다?

직장 다니던 시절, 점심시간에 밥 먹고 짬 내서 커피 한잔하러 갔을 때 아이 어린이집을 보내고 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커피 한잔 하는 엄마들이 부러웠다. 1시 45분쯤에 오후 진료 준비를 하러 가야 하는 나에 비해 한가해 보여서였다. 별생각 없이 동료들과 '나중에 우리는 머리는 감고 만나자, 아니면 예쁜 모자를 쓰고 다니자'라는 소리도 했다.

그런데 웬걸, 어린이집 안보내니 모자 쓰고 카페 갈 시간도 없던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 생긴다는 개인시간에 마음이 두근두근 했다. 그 많은 시간을 뭘 하면서 보내지. 마냥 쉬기에는 너무 그런데. 일을 다시 시작할까? 공부를 할까? 별 생각을 다했다.

그런데 순삭 4시가 된다고, 이상하게 어린이집에 보내도 시간이 없다고들 하더라. 그냥 누워서 쉬라고. 그 시간에 뭘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쉴 수 있을 때 쉬라고 한다.

이해가 안 갔다.

어린이집 일반 보육시간이 9시~4시인데 무려 7시간의 시간이 생기는데 시간이 없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리스트업 해보았다. 

그런데 웬걸? 진짜 시간이 여유롭지 않았다. 집중하다 보면 금방 하원시간인 것이다. 도통 이해가 안 갔다. 내 7시간은 어딜 갔지? 왜 진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3시간 내는 것도 힘들지?

그래서 내가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 보기 위해 다이어리에 기록하며 머릿속으로도 신경 쓰기 시작했다.


그 결과를 정리해 보았다.

1. 아이는 9시에 딱 등원하지 않는다. 아이 컨디션에 따라 기분에 따라 등원시간이 유동적일 수 있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도 10시 이전의 자유로운 등원을 이야기한다. 보통은 9시 10분~30분 사이에 간다. 이는 아이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 푹풍같은 등원을 마치고 집에 오는 시간이 9시 30분이라고 가정한다. 11시 운동이 예정되어 있다. 옷갈이 입고 가려면 10시 40분부터 준비해야 하니, 대략 한 시간 정도 시간이 있다. 장보기, 아침 먹은 거 정리 등 간단한 집안일을 시작한다.

3. 12시까지 운동 후 집에 와서 씻고 간단히 먹으면 1시.

4. 바로 원하는 공부나 개인시간을 갖는다. 1시~3시 40분.

5. 4시 전에 하원하러 가야 함.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은 1시부터 3시 30분인 2시간 40분, 커피라도 한잔 타게 되거나 하면 시간은 더 줄어든다. 그나마 저 자유시간도 집안일을 최소로 하기에 가능하다. 장보기도 최소로, 눈에 거슬리는 각종 할 일들도 최소한으로 미뤄놓는 걸로. 만약에 청소나 정리에 꽂히면 순식간에 시간은 더 줄어든다. 

물론, 운동을 가지 않는 날에는 1시간 넘게 시간이 더 생기기도 한다.

7시간일 줄 알았던 자유시간은 등원시간에 따라 최대 6시 반이며, 먹고 씻는 기본적인 일로도 시간이 꽤 소요되고(한 시간이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아픈 비루한 몸뚱이 때문에 건강관리를 안 할 수도 없다. 결국 여전히 무언가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났다.

다행인 것은 오히려 시간이 없으니 하고 싶은 것을 고르는 과정을 거치게 됐다. 이 시간에 무엇을 할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결론을 지어 결정하게 되니 내 시간에 대해 이토록 고민한 적이 있었나 싶다.


아무튼, 결론.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다.



그 이외의 개인 시간 갖는 법!

> 아이가 잠들고 난 후 일어나기. 갑자기 잠에서 깬 이 시간. 이 글을 쓰는 지금이 그런 시간이다. 이때 하고 싶은 걸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할 수 있다. 아니면 시간이 훅~지나간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간 뒤에는 더 껌딱지가 된다.

> 자유시간을 갖는 만큼 엄마의 관심과 애정을 원한다. 주말에도 마찬가지더라. 개인적인 시간을 얻는 만큼 기존의 자유시간은 가족과 보내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맘카페에 시어머니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