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어깨, 허리, 무릎
한 사람의 몸에서 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는가?
그 입안에 치아들의 크기는 또 어떠한가?
너무나 작다.
이 작은 입안을 치과의사인 원장님이 머리로 가리며 보고 있고 진료보조를 하는 우리는 원장님의 머리가 가리지 않는 부분으로 진료 진행 사항을 파악하며 진료보조를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짝다리 잡는 자세가 생기며 몸이 한쪽으로 틀어진다.
내가 앉아서 진료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작은 치아를 보기 위해서는 목과 어깨가 한껏 구부러지게 된다. 나중에는 허리도 펴고 자세를 바르게 해도 잘 볼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처음에 익숙해 지기 전까지 또는 특히 입이 작거나 혀가 큰 환자들을 만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자세가 틀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치과인들은 목, 어깨, 허리가 거의 안 좋다. 어깨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인 원장님들도 많다. 통증이 있어도 환자는 계속 봐야 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또 손목과 손가락에 통증이 오기도 한다. 치아를 진료하기 위해서는 볼과 혀가 다치지 않게 보호해야 하는데 볼과 혀도 근육이라 힘이 들고, 또 유독 볼 힘이나 혀 힘이 센 사람들이 오면 손과 손목을 많이 쓰게 돼서 손목 터널 증후군이나 손가락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다.
요새는 진료보조를 할 때 앉아서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생겼지만 바쁜치과나 원장님들이 앉아서 진료보조를 하는 걸 싫어하는 경우는 서서해야 한다. 원장님의 손이 빨라 진료시간이 짧으면 괜찮지만 한 시간 두 시간이 넘어가면 다리와 허리 무릎은 서서히 수명을 다하게 된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운동을 하면 덜 하겠지만 10년 이상 꾸준히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따라올 수 있는 부분들이다.
나 역시 진료실을 오래 일하기도 했고 자세도 비뚤었어서 손목, 목, 어깨, 허리, 무릎이 다 조금씩 안 좋다. 다행인 건 치과에서 진료실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통증이 심하면 데스크 업무를 보게 되면 조금 나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