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영 Jun 01. 2021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마음의 행복은 삶을 살아내는 데 필수다(에필로그)

 “헉” 소리가 났다. 고등학교 시절, 정말 친했던 친구 한 명이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과 선배와 결혼한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둘은 너무 사랑했고, 옆에서 보기에도 부러울 정도로 너무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세월은 덧없이 흘렀고…….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던 그 친구는 어느 날 행방불명이 되었다. 그리고 3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그 친구는 여전히 행방불명이다. 맨 처음, 그 친구의 소식을 접했을 당시만 해도 소름이 쫙 끼쳤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고,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화도 나기 시작했다. 분명, 그동안 내가 보고 느낀 것은 결혼식 날, 새하얀 드레스 위로 더없이 환하게 미소 지었던 그 친구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나도 어느새 훌쩍 커버린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기존의 나를 둘러싼 좁은 인간관계를 벗어나 점차 인간관계가 확장되어가는 과정에서 ‘어! 이건 뭐지?’ 하는 이상한 현상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집단 속에서의 그는 누구나 다 좋아하고, 누구나 다 믿고 따랐던 그런 사람이었다. 따라서 그 집단의 움직임은 그를 주축으로 해서 모든 게 이루어지곤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집단에서 바라보는 그와 개인 별로 바라보는 그가 너무도 확연히 달랐던 것이다. 난 누구나 다 그를 좋아하는지 알았다. 하지만 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의 1:1 만남에서는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이유는 그와의 만남 이후,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는 자신의 보잘것없는 존재감이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사실 20대까지만 해도 잘 몰랐다. 보이는 게 다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세상을 좀 더 살아가다 보니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었다. 그 보이는 것은 극히 일부였고, 아예 거짓인 경우도 수두룩했다. 그러니까 그 보이는 것의 이면에는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과 행동의 불일치,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의 이면, 선입견이 부른 착각,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지혜, 보이지 않는 진정한 행복, 마음과 물질의 반비례, 보편화된 진리를 의심케 하는 경험, 정보에 대한 불신, 형식과 전혀 별개인 마음, 도리를 벗어난 마음과 행동 등 우리네 삶은 모두지 알 수 없는 것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언제부터인가 난 이런 알 수 없는 세상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 이면의 세상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고, 그러한 충동은 나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항상 열어놓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내 주변을 둘러싼 모든 관계, 현상들을 반전의 시각으로 해석해 보기도 했다.


 이 책의 내용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적인 것들이 실제 경험을 통해서는 의외인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세상엔 딱히 답이 없다.’라는 말이 내 삶에 있어서는 진리,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렇듯 답이 없는 세상 속에서 오히려 삶을 바라보는 유연함이 생겼다고 할까! 만약 삶에도 정확한 답이 있었다면 아마도 세상살이는 너무도 뻔하고 재미없지 않았을까 싶다. 게다가 답대로 살지 못했거나, 답대로 살지 못하고 있거나, 답대로 살지 못할 것 같으면 그 삶은 아무런 희망도, 아무런 행복도 찾을 수 없는, 그야말로 죽은 삶이나 다름없 것이다.


 나는 이 반전에 관한 글을 쓰면서 독자들이 자신의 삶 앞에서 보다 여유를 갖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 세상엔 딱히 답이 없고, 그 답은 결국 자신의 마음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국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나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보편화된 사실, 진리, 정보 등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면서 불안해하거나 조급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나도 경험이 부족했던 어느 시점까지는 마음이 늘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래서 마음의 행복은 그야말로 나에게 사치였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마음의 여유나 행복을 찾는 것은 필수였다. 그만큼 세상을 살아내기가 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자신이 생각했던 뻔한 얘기가 완전히 틀어져서 반전의 상황이 펼쳐졌던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런 상황을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경험했을 때, 솔직히 어떤 쾌감이나 안도감, 대리만족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예를 들어 흔히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고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몸이 멀어지니 오히려 마음은 행복해지고, 진실해진다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보면 두 번째 상황은 첫 번째 상황의 반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반전에 있어서 어떤 이는 자신이 경험을 통해 느꼈던 부분과 너무도 맞아떨어지는 탓에 안도감 내지는 쾌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반전은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다 유연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때론 각박한 인생살이를 보다 탄력 있고, 편안하게 이끌어 주기도 한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고, 삶을 보다 편안하고 유연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의 이전글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