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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영 May 31. 2021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남의 눈치를.보지 않고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자(프롤로그)

 언제부터인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두려움이 사라졌다. 물론 그러한 두려움이 내 마음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을 보다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탄력성이 생겼다고 할까! 그것은 아마도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체험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세상엔 딱히 답이 없다.’라는 결론에 도달하면서부터다. 난 대학 졸업 후 ‘사회’라는 낯선 곳으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하면서 알 수 없는 세상과의 인연이 닿았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 그 세상 속에는 너무도 이상한 일들이 많았다. 분명, 나에게 보이는 것은 ‘A’였는데, 알고 보니 ‘B’였던 것이다.


 요즘 들어 느끼는 건데, 글을 쓰는 작가들이 참 솔직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 내가 느껴왔던 알 수 없는 세상에 대한 의문들과 그 의문에 대한 답변들을 거침없이 쏟아내 주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극히 교과서적인 고리타분한 내용이 아닌 사이다를 먹은 듯 속이 뻥 뚫리는 현실적인 내용들이다. 사실 예전엔 그 모든 게 다 포장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도무지 알 수조차 없었고, 그렇다고 진실을 알고자 굳이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그저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 인 줄로만 알고 살았던 때가 있었다. 오히려 솔직하면 바보 취급당하는 경우도 허다했으니까 말이다.  


 특히 요즘 같이 각종 SNS가 난무하는 시대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른 채 단순히 댓글, 사진으로만 소통하는, 그저 보여주기 식의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다 보니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더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언젠가 어떤 기사에서는 SNS를 아예 그만두라고 경고하는 듯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어른들은 잘 모르겠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누군가가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할 수도 있는 “좋아요”라는 것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죽음을 선택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솔직히 내 입장을 얘기하자면 온라인상에서 읽었던 정말 공감이 되는 글이나 감동적인 그 무엇도 댓글 없이 그냥 넘어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까짓 “좋아요”가 뭐라고!


 언젠가 이런 글을 읽었던 기억도 난다. 성공한 사람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긴 하지만 마음은 그게 아니라고. 오히려 상대방의 실패가 자신에게는 커다란 위로와 위안이 되어준다고. 어떻게 보면 쉽게 꺼낼 수 없는, 인간의 추악한 속내를 정말 솔직하게 표현해 준 그 작가야말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도 그런 생각은 많이 해봤다. 내가 축하받을 일이 생겼을 때, 과연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반면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내가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또 누구인지. 누구나 다 축하한다는 말은 많이들 하지만 그게 진심인지 아니면 말만 그런 건지는 그 누구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우리 옛 속담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속마음을 알아채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이 책의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살아생전 나의 엄마가 자식들에게 했던 몇 가지 말들, 그중에서도 “나는 괜찮으니까…….”라는 말은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전혀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다. ‘엄마’라는 사람은 가족들에게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사실 남는 게 없다. 그래서 전혀 괜찮지 않지만 가정이 편안하면 또 그것으로 그만인 것이 엄마의 자리였던 것이다. 또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겉으로 보이는 ‘순종’의 모습 속에 ‘분노’의 감정이 감춰져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러니까 자식이 부모에게 무조건적으로 순종하는 모습,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진실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회적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경험이 없는 젊은 사람들의 경우, 겉으로 보이는 것에 이끌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이는 것,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보고 듣고 경험했던 삶의 얘기들을 이렇듯 반전의 시각으로 풀어낸 이유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현상에 끌려 다니면서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얘기해주고 싶었다. 물론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남의 눈치를 보면서까지 피곤하게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그냥 나답게, 그냥 넉살 좋게 살면 그게 바로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사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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