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왕국, 비에이의 눈밭

온통 눈세상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새하얀 눈 밖에 없다.

by 민진킴

비에이 투어


17년 2월 가족들과 함께 홋카이도를 다녀왔다. 올 겨울은 어찌나 춥던지 비행기 티켓을 끊은 것을 살짝 후회하고 있었다. 서울보다 더 추운 홋카이도라니. 추위를 잘 타는 우리가족에게 괜한 여행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비에이 투어를 하고나서 마음이 싹 바뀌었다. 온통 눈세상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새하얀 눈 밖에 보이질 않는다. 간혹 가다가 집이 한 채 우뚝 서있거나, 자동차 한대가 유유히 지나갈 뿐이다. 눈도 소복이 내리고 있었고, 오후가 되니 파란 하늘이 나오기도 했다. 아시아 국가들을 다니며 이국적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별로 없는데, 이곳은 정말 이국적이다. 다른 나라가 아니라 다른 세계에 와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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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모두 얼었고, 그 위는 눈으로 덮혔다. 어디부터가 강이고 하늘인지 모르겠다. 그냥 보면 하얀 벌판같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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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 실제로 보니까 더 예쁘더라. 새하얀 설원에 우뚝 서있는 나무하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꼭 합성사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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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언덕과 이런 자작나무 숲이 한국에도 있는걸로 알고 있으나 어쩌다보니 일본에서 먼저 가게 되었다. 올해는 한국의 자작나무숲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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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화살표가 인상적이다. 홋카이도엔 워낙 눈이 많이 와서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기가 아주 어려웠다. 횡단보도도 모두 덮혀버려서 신호등의 위치로 인도와 차도를 구분할 뿐이다. 이런 상황을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빨간 색 화살표를 설치해 도로의 위치를 나타내어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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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집. 저기 살면 엄청 외로울 것 같다.

투어하시는 분께 이 도시 사람들은 겨울에 뭘 하시고 사냐고 여쭤보니 관광업으로 돈을 버시거나, 여름철 수확했던 작물로 겨울을 버텨내신다고 한다. 아니면 가을까지 벌었던 돈으로 다른 곳에서 살고 계신 분들도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땅을 소유한 지주들이 많아서 대부분 부유하시다고. 믿거나 말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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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그치고 서서히 하늘이 개기 시작했다. 지평선에는 구름이 깔려있고 높은 하늘위로는 구름이 걷혀있어서 어떻게 보면 흐려보이고, 어떻게 보면 맑아보이는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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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802.JPG?type=w966 흰수염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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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아빠에게 렌트해서 가자고 말해볼까, 했지만 그랬다면 큰일 날 뻔 했다. 이건 한국과 차원이 다른 눈이고, 차선도 반대에 있고, 이런 상황에서 운전을 하는 것을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투어를 신청해 갔는데 나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눈길에 자신없고 하루에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은 투어를 신청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태어나서 이렇게 쌓인 눈을 본 적이 처음이다. 이런 대단한 자연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신이 났고, 무엇보다 가족들과 함께 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늘 눈세상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나였는데, 소원성취 제대로 한 것 같다.


사진보다 실제로 보았던 풍경이 훨씬 예뻤지만 도저히 어떻게 담아내야 할 지 모르겠더라. 그래도 내 나름 열심히 찍고 열심히 보정해서 최대한 비슷한 분위기를 담았다. 결론은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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